[제약사 이종사업 점검]일동제약, 유산균부터 렌탈·스포츠영양식까지 확장본능③일동바이오사이언스, 지큐랩 힘입어 매출 6배 성장…일부 수익성 회복 '숙제'
강인효 기자공개 2020-09-18 08:22:16
[편집자주]
제약회사는 의약품을 개발하거나 제조해 판매하는 것이 본연의 사업이다. 하지만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경쟁 또한 치열해지면서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잇따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종사업에 뛰어든 제약사들의 사업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은 여러 계열사를 두고 다양한 이종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동그룹은 총 1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의약품 사업과는 결이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루텍, 유니기획, 일동생활건강 등 4곳이다.일동제약의 이종사업은 다른 제약사에 비해 범위나 내용이 다양하다.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부터 광고대행업, 알칼리이온수 생성기 렌탈, 스포츠영양식까지 확장했다. 다만 일부 사업은 아직 성과가 미미하다.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일동바이오사이언스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형 규모가 가장 크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지큐랩' 등과 같은 일동제약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원료 및 완제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를 국내외 유명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1959년 국내 최초로 유산균 정장제 '비오비타'를 출시하며 오랫동안 유산균에 대한 기술력을 쌓아왔다. 2017년 3월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인 '지큐랩' 신제품 3종을 출시하며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을 본격화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일동제약(현 일동홀딩스)이 2016년 8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물적 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전체 매출의 97%에 해당하는 매출이 건강기능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 원료에서 발생한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설립 첫해 2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큐랩 등의 판매 호조 덕분에 2017년 매출은 90억원에 육박했고, 지난해 1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설립 3년 만에 6배 넘게 급증했다. 2017년 영업 흑자로 돌아선 뒤 2019년까지 흑자를 이어갔다.
일동제약은 2017년 지큐랩 신제품 출시 이후 매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으로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지큐랩의 인기와 더불어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외연도 확장되고 있다.
일동그룹 관계자는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를 공급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일동제약보다 다른 기업들에 공급하는 비중이 더 크다"며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덩달아 외형도 확장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두 번째로 외형 규모가 큰 곳은 지난 2011년 세워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루텍이다. 작년 매출은 95억원, 영업이익은 6억원이었다. 일동제약의 전자태그(RFID)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루텍은 이후 경동제약, 서흥, 한림제약 등 다른 제약사들의 RFID 시스템을 수주해 실적을 내고 있다.
고민꺼리는 유니기획과 일동생활건강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적자였다. 작년 유니기획은 35억원의 매출과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동생활건강의 경우 매출은 49억원, 영업손실은 4억원이었다. 양사 모두 일동홀딩스 100% 자회사다.
올 상반기 양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유니기획은 지난해 연매출과 맞먹는 34억원의 매출을 상반기에 기록하고 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같은 기간 일동생활건강은 매출 23억원, 순손실 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1992년 설립된 유니기획은 광고대행회사로 일동그룹 계열사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유니기획은 일동제약뿐 아니라 일동그룹 계열사들의 광고 제작을 맡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음식 체인점 '원할머니 보쌈·족발', 화장품 '자민경' 등의 광고도 맡으며 외연을 확장했다.
2007년 설립된 일동생활건강은 '알칼리 이온수 생성기'의 렌탈과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설립 전까지 그룹 계열사 중에서 가장 큰 매출을 내고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40억원대에서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적자가 지속되면서 실적 개선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익성 부진의 원인은 주력인 알칼리 이온수 생성기 렌탈 및 판매 부진으로 매출 정체가 이어지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일동생활건강은 홈쇼핑 채널에 진출하며 판관비가 과도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판관비 절감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홈쇼핑 방송과 특판점에 의한 판매보다는 회사 소속 전문 상담사와 A/S 인원을 통해 기존 고객 서비스 강화와 효능 홍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생활건강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스크 사업에도 진출했다. 호흡기케어 전문업체인 드림에어와 제휴를 맺고 이 회사 대표 품목인 '코아네 코마스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스포츠 뉴트리션(영양식) 제품인 '일동익스프로레포츠'도 출시하고, 전국 바이크 전문샵을 통해 유통 중이다. 3월말 기준 삼천리자전거를 포함한 50개 바이크 판매점과 계약한 상태이며, 스포츠용품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일동제약도 자체적으로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컨슈머헬스케어(CHC) 사업부를 신설하고 해당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6년 신사업 진출을 3대 경영방침 중 하나로 내세웠다. 같은해 5월 비타민 음료와 프로바이오틱스 음료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음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동제약은 CHC 사업부를 통해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2017년 3분기 신규 론칭한 기능성 화장품 '퍼스트랩'은 그해 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화장품 제품 라인업을 프로바이오틱 마스크에서 세럼, 리버스 크림 등으로 확대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2018년과 2019년 매출은 각각 153억원, 244억원이었다.
일동그룹 측은 "의약품 사업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미용 제품 등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및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고객 편의 증대 및 수익 창출, 기업가치 제고 등을 실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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