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케이스톤파트너스, 우여곡절 끝 안성Q 매각골프존과 불협화음도…코로나19로 반사효과
조세훈 기자공개 2020-09-28 10:26:0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매각 재수만에 골프클럽 안성Q(이하 안성Q)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국내 골프장 최초로 회생절차를 밟은 안성Q를 인수한 뒤 7년 만에 수도권 지역 홀당 가장 비싼 가격에 파는 기록을 세웠다. 다만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공동 투자자였던 골프존카운티와 매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스톤파트너스와 매각주관사 KB증권은 전날 우선협상대상자로 아이젠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케이스톤파트너스 지분 81.4%, 골프존카운티 지분 18.6%을 합한 100%다. 거래 금액은 1405억원이다. 교육업체 미래엔을 주요 투자자(LP)로 끌어들여 거래종결성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안성Q는 홀당 78억원 수준에 거래되며 수도권 지역 최고가를 경신했다. 회원제 골프장의 고급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9홀 추가 증설이 가능하다는 점, 오는 2022년 제2경부고속도로의 서울-안성 구간이 개통되면 서울 강남에서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투자 7년 만에 원금대비 멀티플 2.2배, 내부수익률(IRR) 15% 남짓을 달성했다.
지금은 핫섹터가 된 골프장이지만 7년 전만해도 골프장 투자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부실 골프장이 대거 발생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골프장 투자로 손실을 본 기업과 금융사들도 많았다.
특히 안성Q 투자는 '회생계획 인가전 M&A' 방식으로 730억원에 거래됐다. 법정관리 골프장을 PEF가 사들인 최초 사례다. 고급 클럽하우스에 대중제 골프장의 합리적 가격이 더해지면서 빠르게 경쟁력을 갖췄다. 2014년까지 영업 적자를 보였던 안성Q는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작년 매출액 115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투자 회수에 성공했지만 매각작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실적이 개선되자 케이스톤파트너스는 2018년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나섰다. 그러나 케이스톤파트너스가 가격 욕심을 부린 탓에 딜은 진척되지 않았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1200억~1300억원대를 희망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800억~900억원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업계 통용되는 홀당 매각가는 서울·수도권이 50억원 수준이었다. 목표 밸류에이션 달성이 어렵게 되자 결국 매각은 중단됐다.
공동투자자였던 골프존과의 갈등도 있었다. 당초 골프존카운티는 케이스톤파트너스와 공동GP 자격으로 안성Q 투자를 단행했으나 이후 GP자격을 반납하고, 소수지분을 보유한 주주인 동시에 골프장 위탁운영을 맡아왔다.
문제는 작년 매각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1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원매자를 찾았지만 양측이 매각을 놓고 불협화음을 나타내면서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자신들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만 넘기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골프존카운티의 보유 지분을 남겨 원매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도 목표 수익률에 근접하는 방안을 짠 셈이다.
안성Q 매각은 뜻하지 않게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이 전화위복이 됐다. 대면 접촉이 적은 야외 활동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지면서 수도권은 물론, 강원도 지역의 골프장이 주중에도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골프장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골프의 인기가 치솟자 내장객이 증가하고 그린피도 상승했다. 이에 안성Q의 2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3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인프라 성격의 자산에 매출이 증가하자 골프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해 말 매각된 파가니카CC는 홀당 약 53억원에 거래됐으며, 최근 모아건설이 인수한 클럽모우CC의 경우 68억원으로 강원도 지역 최고가를 경신했다. 안성Q도 당초 기대수준인 1300억원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IB업계 관계자는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지난해 말 골프존카운티와 마찰을 빚으면서 매각을 추진할만큼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다"며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골프장 가격이 올라가면서 결과적으로 양측이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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