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총분석]몸값 7조 증발, 바이오 거품 시그널일까대주주 양도세 요건 완화·美 기술주 하락 등 원인…메지온·오스코텍 '선전'
민경문 기자공개 2020-09-28 08:55:16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상위 20개사의 시가총액이 1주일 만에 7조원 이상 하락했다. 평균적으로 11%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20개 종목 가운데 몸값이 오른 곳은 메지온 한 곳에 불과했다. 그동안 과도하게 올랐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지난주 25일 기준 코스닥 상위 20개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시가총액 총합은 55조 8242억원이었다. 1주일 전 수치가 63조215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조4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무려 20% 떨어진 레고켐바이오를 필두로 알테오젠(-17.7%), 제넥신(-16.8%), 에이치엘비(-15.3%) 등 신약제조업체의 하락률이 컸다.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 주가도 약 7.5% 떨어졌다. 코스닥 1위업체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10% 넘게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13조원대로 추락했다.
다만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25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주가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3사 합병 준비 단계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한다. 적격합병 요건이 갖춰진 후 즉시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추진해 2021년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지난주 제약바이오 기업 시총 하락은 여러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기술주 하락 등을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특히 그 동안 제약바이오 증시가 유동성 장세로 올라왔기 때문에 펀더멘털이 약한 상태에서는 언제든지 붕괴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여기에 내년 4월부터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낮추겠다는 정부 정책 역시 주식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위 20개 제약바이오업체 가운데 주가가 오른 곳은 메지온이 유일하다. 상승률이 0.6% 밖에 되지 않은 크게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워 보인다. 메지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타입 A 미팅' 없이 폰탄수술 치료제 유데나필 신약허가신청(NDA)을 준비하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FDA는 앞서 지난 8월 메지온의 신약허가 신청에 대해 자료 수정과 보완을 요구했고 지난 17일 타입 A 미팅 요청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오스코텍 주가도 0.3% 하락에 그치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스코텍의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과 이중항체 표적항암제 ‘아미반타맙’의 병용 임상1b상에서 발표된 긍정적인 결과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얀센은 지난 20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1b상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오스코텍은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로 2015년 전임상 단계에서 유한양행에 기술을 넘긴 회사다.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받는 기술수출료의 40%를 받게 된다.
한편 유상증자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했던 헬릭스미스는 20위권에서 아예 자취를 감춘 상태다. 25일 종가는 3만1400원으로 18일 종가(4만1800원)에서 1만원 이상 떨어졌다. 시총은 1조원 아래인 8400억원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말 임상 3상을 진행했던 업체 중에 코스닥 제약바이오 상위 20개업체 중에 에이치엘비와 메지온 정도만이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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