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모채 찍는 넷마블, AA 앞세워 완판 도전 [발행사분석]보유 매도가능증권만 4조…KB·NH증권 주관
강철 기자공개 2020-10-07 14:23:56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대 3대 게임 개발사로 꼽히는 넷마블이 설립 후 첫 공모채 발행에 도전한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상위권의 게임 시장 지위, 무차입 기조를 기반으로 하는 우수한 재무 안정성, 4조원에 달하는 주요 투자 지분 등을 감안해 AA- 등급을 매겼다.AA-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A+보다 한 노치(notch) 높은 등급이다. A+가 아닌 AA-를 받은 결과 조달 금리는 예상보다 30~40bp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3년물로 최대 1600억 조달…G-TOWN 부지 매입
넷마블은 오는 16일 1회차 공모채를 발행해 8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트렌치는 현재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수급이 활발한 3년물로 구성했다. 국내 DCM 시장의 양대 산맥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넷마블의 사상 첫 공모채 발행 업무를 총괄한다.
대표 주관사단은 오는 7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채 매입 수요를 조사한다. 수요예측에서 800억원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올 경우 청약 결과와 가산금리에 맞춰 최대 16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계획이다.
공모채로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과천 지타운(G-TOWN)에 투입한다. G-TOWN 건립을 위해 설립한 계열사인 지타운PFV에 약 600억원을 대여할 방침이다. 지타운PFV는 넷마블에서 조달한 600억원을 전액 과천시에 토지 매입 대금으로 지급한다.
넷마블 외에 넷마블엔투, 넷마블넥서스, 엔탑자산관리, 코오롱글로벌 등이 참여한 G-TOWN 개발 프로젝트는 내년 7월 건설 공사를 본격 시작한다. 넷마블은 G-TOWN을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을 연구하는 R&D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2016년 첫삽을 뜬 구로 'G밸리 지스퀘어' 신사옥은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G-TOWN 토지 매입 외에 신규 게임 마케팅에도 200억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달부터 내년 2분기까지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A3: 스틸얼라이브, 제2의 나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론칭을 앞두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주인공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는 지난달 24일 출시했다.
◇4조 투자 지분, AA등급 평정 이끌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초 유력하게 거론된 A+보다 한 노치 높은 등급을 매겼다. 시장에선 첫 발행 당시 AA-를 받은 엔씨소프트에 비해 넷마블의 재무 지표가 전반적으로 열위한 점을 거론하며 A+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두 신용평가사는 AA- 평정 근거로 넷마블의 우수한 시장 지위를 제시했다. 특히 넷마블이 넥슨, 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게임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며 연간 2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무차입 기조도 주요 장점으로 거론했다. 넷마블은 2018년까지 총차입금을 1000억원 안팎으로 유지했다. 다만 구로 신사옥 건립, G-TOWN 개발, 코웨이 인수에 따른 자금 소요가 발생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878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덕분에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언제든 유동화가 가능한 매도가능증권의 가치가 약 4조원에 달하는 점도 AA 등급을 매긴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넷마블이 소유한 주요 투자 지분은 코웨이 25.5%, 엔씨소프트 8.9%,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5%, 카카오게임즈 5.6%, 한국카카오은행 3.9% 등이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게임 업종의 실적 변동성이 심한 점을 고려할 때 시장 지위와 재무구조만 평가 근거로 삼았다면 AA를 받는 것이 쉽지 않았을 수 있다"며 "선제적인 지분 투자를 통해 유동성 대응 능력을 강화한 것이 업종 디스카운트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A- 평정으로 금리 30~40bp 낮춰
이번 공모채가 초도 발행인 점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는 AA- 등급 민평수익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AA- 3년물의 등급 민평금리는 1.43%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같은 기간 A+ 3년물의 민평금리는 1.8% 수준이다. AA-를 받은 덕분에 기준 금리를 30~40bp 낮출 수 있게 됐다.
넷마블과 대표 주관사단은 가산금리 밴드를 등급 민평수익률의 '-40~+40bp'로 산정했다. 포스코에너지, LG이노텍, 현대건설, 롯데물산, LG헬로비전, 삼척블루파워 등 최근 2개월 사이 공모채를 발행한 기업의 금리 밴드를 참고했다. 이들은 대부분 금리 밴드를 '-30~+30bp'로 제시했다.
가산금리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될 시 확정 이자율은 1.7~1.8%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금리는 넷마블이 올해 초 금융권에서 코웨이 인수자금을 차입할 당시 산정한 금리인 3.03%보다 100bp 이상 낮다.
넷마블은 증액 발행으로 추가 확보하는 800억원을 게임 마케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코웨이 인수금융으로 인한 이자비용이 올해 상반기에만 90억~100억원이 발생한 점을 감안할 때 대환에 활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넷마블은 신용평가 의뢰 당시 차입금 상환을 공모채 발행의 목적 중 하나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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