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산업 '3세 경영' 시험대 닻 올랐다 [진격의 중견그룹]③사위 안월환 대표·아들 손장원 전무 경쟁구도, 지분 승계 '미완성'
김형락 기자공개 2020-10-14 08:53:28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8일 08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리(동) 가공회사 이구산업이 '3세 경영' 검증작업을 시작했다. 2세 경영인으로 회사를 이끌었던 손인국 이구산업 회장은 올해 사위인 안월환 이구산업 대표이사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손 회장 아들 손장원 국일신동 전무도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지분 승계는 미완성 상태다. 손 회장이 이구산업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며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안 대표와 손 전무가 내놓을 경영성과에 따라 최종 승계 퍼즐이 맞춰질 것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전망이다.
코스피 상장사 이구산업은 오너 3세 경영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 3월 안 대표가 손 회장 뒤를 이어 이구산업 신임 대표이사(경영 관리 총괄)로 선임됐다. 김영길 이구산업 대표이사(생산총괄)과 역할을 분담하는 각자대표체제다. 이구산업 창업주 고(故) 손정환 명예회장에서 출발해 아들 손인국 회장, 손자사위 안 대표로 이어지는 계보다.

손정환 명예회장은 1968년 '이구산업사'를 세워 동 가공사업에 뛰어들었다. 1971년 법인전환과 함께 '이구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1979~1983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동 가공산업 초기 시장을 개척하며 회사 기틀을 다졌다.
손인국 회장은 부친 뒤를 이어 1983년부터 이구산업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을 책임졌다. 1974년 이구산업에 입사해 영업과 관리 업무 등을 맡으며 실력을 쌓았다. 손 회장은 생산능력을 확대해 사세를 키웠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공장' 설립에 약 841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2만톤에서 6만톤으로 늘렸다. 동판재류 시장에서 점유율을 굳히며 풍산과 과점체제를 형성했다.
손 회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3세 경영 체제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리더십 교체가 신호탄이다. 지난 3월 이구산업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1949년생인 손 회장은 올해 만 71세다.
3세 경영 바톤은 안 대표가 넘겨받았다. 손 회장은 재무관리 능력을 보여준 안 대표에게 이구산업 경영 총괄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안 대표는 1970년생으로 올해 만 50세다. 손 회장 딸 손지연(이구에코텍 감사)씨의 남편이다.
안 대표는 10년 넘게 이구산업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재무통'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경영대학원 MBA(경영학석사)를 졸업한 뒤 1996년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이구산업에 합류해 1년 동안 기획실 부장을 지냈다. 이후 칸서스자산운용 PEF(사모펀드) 팀장(2003~2004년), 부동산 자문·중개회사 저스트알 투자사업본부장(2005~2006년), 한원건설 자산운용팀장(2006~2008년)으로 일하며 금융투자업계 이력도 쌓았다. 2008년 이구산업 CFO로 복귀해 경영본부장(2009~2017년), 부사장(2017~2020년)으로 사내에서 입지를 다졌다.
손 회장 아들 손장원 전무도 차기 주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한 손 전무는 2008년 국일신동(코스닥 상장)에 입사해 경영 노하우와 전문 지식을 쌓고 있다. 2012년 국일신동 이사로 승진했고, 2017년부터 영업·구매담당 전무이사로 경영연수를 받고 있다. 손 전무도 금융투자업계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6~2007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2007~2008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서 일했다.
손 회장의 승계 시계는 이제 시작이다. 안 대표와 손 전무가 경쟁하는 구도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구산업 대표이사에 오른 안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추후 손 전무가 맡을 역할에 따라 구도가 바뀔 수 있다. 1979년생인 손 전무는 올해 만 41세다.
지배력 재편 열쇠는 손 회장이 쥐고 있다. 손 회장은 이구산업 지분율 24.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안 대표(지분율 0.31%)와 손 전무(2.06%)가 가진 이구산업 지분율은 5% 아래다. 손 회장에게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 최종 승계자로 낙점될 것으로 풀이된다.
이구산업 관계자는 "손 회장이 주력 기업인 이구산업 경영을 사위인 안 대표에게 맡기며 3세대 경영을 시작했다"며 "아들인 손 전무도 계열사 국일신동에서 경영수업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손 회장이 이구산업 최대주주이고, 등기임원 역할도 하고 있다"며 "향후 지분 승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신종자본증권 찍는 CJ CGV, 경쟁사 합병 영향은
- [i-point]시노펙스, 경북 산불피해지역 '탄소중립 숲' 조성 공동 추진
- [캐시플로 모니터]삼양식품, 호실적 연동 법인세 부담 '현금흐름' 반영
- [thebell interview/컬리 10주년 줌인]김종훈 CFO "외형 확장에 방점, 수익성은 장기 전략"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i-point]씨플랫폼-엑스게이트, 손잡고 네트워크 보안 시장 공략
- [Company Watch]삼보모터스, 새 멕시코법인 첫 매출 '전기차 부품 거점'
- [i-point]아이씨티케이, WIPO 글로벌 어워드 최종 후보 선정
- [영상]항공시장 다크호스 대명소노, 티웨이항공에서 멈춰선 이유는
- 코스닥 오너의 투자조언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롱런 사외이사의 빈자리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은행]국내 금융지주, 이사회 기능 더 분산한 이유는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우리금융, 역량 평가 진일보…씨티·웰스파고 등도 세분화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기업 운영 'C레벨' vs 식견 지닌 '교수'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사외이사 장기근속 …사유화냐 vs 전문성이냐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 은행]'70세' 획일 적용 맞나…베테랑 모시는 미국 은행
- [Board Match up/한국 vs 미국은행]미국 은행 사외이사 비율 90% 육박
- [thebell interview]"삼성 준감위, 이사회 중심 경영 함께 고민"
- [thebell interview]"외국인 주주 인식을 바꾼 건 사외이사 IR"
- [자사주 리포트]미래에셋생명, 지급 여력 비율 하락 대비 보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