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式 롯데지주, 개편 키워드 '투자 전진기지' 주총서 "투자하고 싶은 회사 만든다" 공표…SK㈜ 방식 '투자형 지주사' 지향
최은진 기자공개 2020-10-14 12:52:5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2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롯데지주의 신임 대표이사인 이동우 사장(사진)이 주주들 앞에서 밝힌 첫 공식 키워드는 '투자하고 싶은 회사'였다. 지주가 그룹 전반적인 실적만으로 평가받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체 경쟁력을 키워 투자매력도를 높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지주사 역할 가운데 하나인 '투자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배당이나 경영지원 수수료 등 계열사 실적에 의존하는 수익이 아닌 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계열사를 관리감독하는 모기업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투자 전진기지'로서의 지주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깔려 있다. SK그룹이 표방하는 '투자형 지주사'와도 맥이 닿는다.
롯데지주는 세명의 대표이사를 두고 있다.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송용덕 부회장, 최근 신임된 이 사장 등이다. 신 회장은 전반적인 감독자 역할을 하고 실질적인 실무는 송 부회장과 이 사장이 맡는다. 송 부회장은 인사와 컴플라이언스 등 후선업무를, 이 사장은 전략 및 재무, 투자를 담당한다.
송 부회장이 직급상으로는 한참 위이지만 실질적으로 롯데지주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은 이 사장이 맡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장은 롯데지주의 방향키를 잡고 궁극적으로 그룹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그리는 역할을 한다. 지주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얼마를 벌어들이고 어떻게 꾸려 나갈 지가 모두 이 사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장이 신임된 후 처음으로 밝힌 롯데지주 대표이사로서의 포부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는 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장에서 "그룹의 포트폴리오와 미래전략을 개선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직원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8월 조기인사 이후 롯데그룹 안팎에서 최대 관심거리로 거론됐던 롯데지주의 '역할론'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부분이다. 롯데지주는 순수지주사로서 별다른 개별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장의 발언은 지주사 기능 가운데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롯데지주의 그룹 내 역할과 존재의미를 기존과는 다르게 바꿔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보통 국내 대그룹 지주사들은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모기업으로서 계열사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지주엔 최소한의 인원만 두고 배당 및 경영지원 수수료 수익을 실적의 원천으로 삼았다.
최근들어서 계열사 독립경영이라는 화두가 거세지면서 지주사의 '계열사 관리감독'이라는 역할이 모호해졌다. 더욱이 계열사 실적부진 등으로 배당이 줄어드는 등의 타격에 따라 다른 길을 모색할 필요가 대두됐다. SK그룹을 중심으로 일부 대그룹 지주사들은 계열사 지원 및 관리업무가 아닌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지주체제로 전환된 지 이제 2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여전히 지배구조 정리 작업이 마무리 되지 못하면서 '관리자' 역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모든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의 전권이 롯데지주에 몰려 있지만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지도 못했다.
많은 권한이 쏠려 있는 지주가 제때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그룹 내 위기감이 고조됐고, 주요 계열사들이 적자를 내는 등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룹 내부적으로 계열사 독립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지주사의 역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까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부임한 이 사장은 롯데지주의 역할을 '관리'가 아닌 '투자'에 방점을 두는 방식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지주가 계열사 경영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간섭하지 않고 기존 사업구조와는 전혀 다른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일에 역점을 두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 회장이 이 사장에게 기존 사업을 침범하는 영역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을 고민하라는 특명을 내렸다는 후문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주의 역할이 '투자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SK그룹의 지주사 ㈜SK가 표방하는 '투자형 지주사'와 비슷한 모델이다. ㈜SK는 사업형 지주사로 IT사업인 SKC&C를 캐시카우로 두고 대부분 역할은 계열사 지원 및 감시감독보다 '투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예 벤처캐피탈이나 증권사 기업금융(IB)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뽑아 투자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지주사가 하나의 펀드가 돼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그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지주도 아직은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선임되자마자 경영혁신실에 불러들인 인물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미국 뉴욕대를 거쳐 사모펀드인 론스타코리아에서 근무했던 김승욱 상무와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을 나온 서승욱 상무를 경영혁신실 임원으로 앉혔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앞세워 투자에 필요한 전열을 갖추겠다는 판단이다.
롯데지주를 투자 전진기지로 삼고자 하는 이 사장의 발상은 결과적으로 롯데그룹 전반의 성장동력을 찾는 동시에 지주 자체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후 롯데지주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은 경영자로서의 당연한 과업이기도 하지만 신 회장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으로부터 위협받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선 롯데지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는 배당정책 등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하고 기업공개(IPO)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기관투자가 등 주요 투자자들을 불러 기업설명회(IR)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그룹 전반적으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주 자체만 봤을 때도 그다지 투자매력도가 높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이 사장 발상대로 롯데지주를 '투자 전진기지'로 삼고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게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SK㈜와 같이 지주사가 단순히 그룹 모기업으로서만 평가받는 게 아닌 지주 자체를 하나의 투자대상으로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이 첫 포부로 밝힌 '투자하고 싶은 회사'라는 표현 자체가 롯데지주를 '투자를 잘 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표현인 셈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SK그룹 지주사처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역할을 강화하고 실무는 전부 BU와 계열사로 넘기는 방식으로 지주사 역할이 조정된 것"이라며 "투자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 자체가 지주 역할을 하나의 유망 투자처를 발굴하는 기지로 삼겠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이 직급상으로는 한참 위이지만 실질적으로 롯데지주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은 이 사장이 맡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사장은 롯데지주의 방향키를 잡고 궁극적으로 그룹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그리는 역할을 한다. 지주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얼마를 벌어들이고 어떻게 꾸려 나갈 지가 모두 이 사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장이 신임된 후 처음으로 밝힌 롯데지주 대표이사로서의 포부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는 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장에서 "그룹의 포트폴리오와 미래전략을 개선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직원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8월 조기인사 이후 롯데그룹 안팎에서 최대 관심거리로 거론됐던 롯데지주의 '역할론'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부분이다. 롯데지주는 순수지주사로서 별다른 개별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장의 발언은 지주사 기능 가운데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롯데지주의 그룹 내 역할과 존재의미를 기존과는 다르게 바꿔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보통 국내 대그룹 지주사들은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모기업으로서 계열사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지주엔 최소한의 인원만 두고 배당 및 경영지원 수수료 수익을 실적의 원천으로 삼았다.
최근들어서 계열사 독립경영이라는 화두가 거세지면서 지주사의 '계열사 관리감독'이라는 역할이 모호해졌다. 더욱이 계열사 실적부진 등으로 배당이 줄어드는 등의 타격에 따라 다른 길을 모색할 필요가 대두됐다. SK그룹을 중심으로 일부 대그룹 지주사들은 계열사 지원 및 관리업무가 아닌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지주체제로 전환된 지 이제 2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여전히 지배구조 정리 작업이 마무리 되지 못하면서 '관리자' 역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모든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의 전권이 롯데지주에 몰려 있지만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지도 못했다.
많은 권한이 쏠려 있는 지주가 제때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그룹 내 위기감이 고조됐고, 주요 계열사들이 적자를 내는 등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룹 내부적으로 계열사 독립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지주사의 역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까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부임한 이 사장은 롯데지주의 역할을 '관리'가 아닌 '투자'에 방점을 두는 방식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지주가 계열사 경영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간섭하지 않고 기존 사업구조와는 전혀 다른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일에 역점을 두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 회장이 이 사장에게 기존 사업을 침범하는 영역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을 고민하라는 특명을 내렸다는 후문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주의 역할이 '투자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SK그룹의 지주사 ㈜SK가 표방하는 '투자형 지주사'와 비슷한 모델이다. ㈜SK는 사업형 지주사로 IT사업인 SKC&C를 캐시카우로 두고 대부분 역할은 계열사 지원 및 감시감독보다 '투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예 벤처캐피탈이나 증권사 기업금융(IB)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뽑아 투자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지주사가 하나의 펀드가 돼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그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지주도 아직은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이 선임되자마자 경영혁신실에 불러들인 인물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미국 뉴욕대를 거쳐 사모펀드인 론스타코리아에서 근무했던 김승욱 상무와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을 나온 서승욱 상무를 경영혁신실 임원으로 앉혔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앞세워 투자에 필요한 전열을 갖추겠다는 판단이다.
롯데지주를 투자 전진기지로 삼고자 하는 이 사장의 발상은 결과적으로 롯데그룹 전반의 성장동력을 찾는 동시에 지주 자체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후 롯데지주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은 경영자로서의 당연한 과업이기도 하지만 신 회장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으로부터 위협받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선 롯데지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는 배당정책 등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하고 기업공개(IPO)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기관투자가 등 주요 투자자들을 불러 기업설명회(IR)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그룹 전반적으로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주 자체만 봤을 때도 그다지 투자매력도가 높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이 사장 발상대로 롯데지주를 '투자 전진기지'로 삼고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게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SK㈜와 같이 지주사가 단순히 그룹 모기업으로서만 평가받는 게 아닌 지주 자체를 하나의 투자대상으로 평가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이 첫 포부로 밝힌 '투자하고 싶은 회사'라는 표현 자체가 롯데지주를 '투자를 잘 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표현인 셈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SK그룹 지주사처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역할을 강화하고 실무는 전부 BU와 계열사로 넘기는 방식으로 지주사 역할이 조정된 것"이라며 "투자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 자체가 지주 역할을 하나의 유망 투자처를 발굴하는 기지로 삼겠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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