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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효율·지배력 숙제' 네패스, 지주사 전환 나설까이병구 회장 지분율 18% 수준, 추가 확보 필요…2세 승계 포석 관측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0-11-04 08:32:04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부문별 물적분할에 나선 네패스가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착수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패키징, 테스트, 2차전지 등 세분되고 전문화되는 사업부문의 효율성 제고와 이병구 회장의 낮은 지분율 등을 고려하면 네패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홀딩스) 재편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30일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네패스는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 부문의 '네패스아크',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 사업을 영위하는 '네패스라웨', 2차전지 사업부문의 '네패스야하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 9개 법인을 비롯해 과반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한 법인만 12개에 이른다.

회사와 벤처캐피탈(VC)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네패스는 11월 중순 코스닥 상장을 앞둔 네패스아크를 시작으로 핵심 자회사들을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방식으로 외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네패스라웨의 경우 FO-PLP 사업이 시스템 반도체 패키징 영역에서 유망한 기술인만큼 내후년께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VC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미 BNW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산업은행이 네패스라웨의 전환사채(CB), 전환우선주(CPS) 등을 인수, 800억원을 투자했다.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사업의 외형 성장을 위해 프리 IPO 성격의 자금유치에 나선 셈이다.

2차전지 핵심 부품인 리드탭(Lead tab)을 생산하는 네패스야하드도 내년 초부터 기존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리드탭에서 EV(전기자동차)배터리용 리드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한 만큼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자금 확보를 위해 자회사들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 중심에 있는 네패스의 지주사 전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키징, 테스트, 2차전지 등으로 사업을 세분화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했고, 규모 면에서도 내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경영 효율화를 위해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패스 내부에서도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네패스를 인적분할해 사업형 지주사를 신설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동종업계인 AP시스템이 진행한 방식이다. AP시스템은 2017년 3월 인적분할해 지주사인 APS홀딩스를 신설했다. 산재해 있는 자회사들의 경영을 효율화하고,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인적분할 이후 정기로 APS홀딩스 대표는 지주사 지분을 확대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업계에서 네패스의 지주사 전환을 점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병구 네패스 회장의 낮은 지분율 탓이다. 이 때문에 네패스에 대한 지배력 역시 높지 않다. 여기에 고령인 이 회장이 아들 이창우 상무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수순이라는 평가다.


이 회장이 보유한 네패스 지분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26만주(지분율 18.47%) 수준이다. 배우자 이성자 씨(4.1%)와 자녀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해도 지분율은 25.84%에 불과하다.

VC업계 관계자는 "회장 본인의 지배력 강화와 향후 승계를 대비해서라도 지배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만 74세다. 1981년생 이 상무는 오랫동안 부친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현재 네패스아크의 대표이사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APS홀딩스의 사례와 유사하게 인적분할을 통한 주식스왑 및 자사주를 활용하면 이 회장의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기로 APS홀딩스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지분율을 8%대에서 30% 수준으로 상승시켰다.

지배력 강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네패스는 주력 자회사인 네패스아크 지분 73.49%, 네패스라웨 지분 83.33%를 보유하고 있다. 네패스야하드 지분은 99.01%다. 네패스는 유상증자를 진행하더라도 자회사 지분을 최소 70% 이상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병구(이창우)→지주사→종속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고리를 완성, 기업집단 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네패스는 이런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네패스 관계자는 "현재 전사의 역량을 네패스아크 공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정리나 경영효율화를 위해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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