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06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리조트의 매각작업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구조조정을 위한 파이어세일(Fire Sale)이었다는 점, 회원권 이슈 등을 볼 때 지난 2011년 성우리조트(현 웰리힐리파크) 매각 당시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분석이다. 업계는 성우리조트 매각거래와 유사한 결과가 연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6일 IB업계에 따르면 주관사 NH투자증권은 금호리조트 매각을 위한 마케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전환사채(CB) 리파이낸싱을 도운 NH투자증권은 사실상 금호리조트에 대한 담보권 행사를 위해 이번 매각작업을 맡고 있다.
현재 매도자 측은 부채 승계를 조건으로 지분가치 기준 2000억원의 가격을 원매자들에게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해부터 금호리조트 인수를 물밑에서 검토해온 바 있는 일부 후보는 진성 원매자군에서 다소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건설사들과 함께 금호석유화학 등 전략적투자자(SI)들은 이번 거래에 여전히 관심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원매자들이 인수 추진에 나선 가운데 업계는 금호리조트 매각이 앞서 2011년 진행된 성우리조트의 매각거래와 상당한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2011년 당시 국내 6위의 시멘트 제조사였던 현대시멘트는 건설경기 침체와 계열사 성우종합건설의 부진으로 인해 워크아웃에 진입했다. 이후 성우리조트의 매각을 추진해 일부 유동성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금호리조트 매각작업 역시 CB 만기 도래에 따른 유동성 확보가 주 목적인 파이어세일(Fire Sale : 급매)로 평가된다. 그룹 최상단의 금호고속과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채권단 관리 체제에 편입된 상황에서, 그동안 매각대상으로 꾸준히 오르내린 금호리조트의 매각은 앞선 현대시멘트의 성우리조트 M&A와 유사점을 가진다는 평가다.
회원권 이슈도 비슷하다. 당초 채권단과 금호산업 측은 아시아나CC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일부 리조트 회원권자들에게 보장된 아시아나CC의 이용권은 물론 아시아나CC 회원들에게 보장된 금호리조트 이용권 등으로 인해 분리매각이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9년 전 성우리조트 역시 분리매각으로 더 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통매각을 선택했다. △스키회원권 △콘도회원권 △오스타CC 회원권 등을 보유한 회원들이 각각 스키와 콘도 이용 역시 보장받는 등 사실상 분리매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분리매각을 위한 정관개정을 위해선 회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했다. 각기 다른 원매자를 찾는 데에는 최소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워크아웃 상황에서의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인수자 딜 헤게모니 잡아…매각측 희망가 30% 깎인 성우리조트
이번 금호리조트 매각과 마찬가지로 성우리조트도 매도자 현대시멘트가 희망한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었다. 물론 부채를 모두 승계하는 조건이 붙었다. 그러나 신안그룹이 인수한 최종 거래가격은 불과 1184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양수도 방식의 거래를 통해 승계될 부채의 규모가 3000억원이 넘는 등 다소 과중한 부채규모가 거래가 상승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회원권 이슈 역시 매각가 상승 제한의 요인이 됐다. 기존에 판매된 회원권의 경우 별다른 제약 없이 스키회원권자와 콘도회원권자들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등 사실상 교차사용이 가능해 향후 인수자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고, 향후 인수자가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을 검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입회보증금 반환 역시 고려됐다는 게 당시 매각을 자문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성우리조트의 첫 매각시도 당시 한화와 KT&G는 물론 사세를 불리던 웅진그룹까지 검토에 뛰어드는 등 열기가 상당했지만 결국 본입찰에 대기업이 나타나지 않았었다”며 “매도자의 희망가격을 고수하기엔 원매자가 인지하는 매물에 대한 이슈가 산적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당시 성우리조트의 인수전에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는 참여치 않았다. 인수 이후 부채 감축과 수익성 제고에 어려움을 드러낸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I들로 원매자가 제한됐던 점 역시 가격상승요인을 제한했다는 평가다.
◇성우리조트 M&A 닮은 꼴 금호리조트, 희망가 실현은 의문
실제 금호리조트 역시 국내 PEF 운용사들의 검토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향후 PEF 운용사가 인수에 나서더라도 구조조정 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를 보유한 곳이 아니면 검토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금호리조트 매각은 부채규모를 합쳐 따지면 총 6000억원 수준의 희망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도자가 희망하는 지분가치 2000억원에 약 3900억원 수준의 예상 승계부채를 더한 금액이다. 그러나 과중한 부채규모에도 불구하고 지분가치에 대한 고집을 원매자가 꺾지 않을 경우엔 원매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금호리조트 인수전 참여를 검토해온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이미 가격적 눈높이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 결국 아시아나CC 등 일부 우량자산의 수익성이 기존의 부채규모와 리조트 사업의 부진을 어떻게 만회할 수 있는지 여부가 거래가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매도자의 가격적 눈높이에 동의하는 원매자가 많지 않다보니 결국 금호그룹이나 박삼구 회장과 인연이 있는 원매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겠느냐”며 “다만 이 경우에도 회원권 등 이슈를 고려해 거래대금을 인하하려는 원매자의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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