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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지분 인수 검토 현대百, 백기사 역할하나 FI 견제 역할 시각도…"사업협력 차원" 확대해석 경계

노아름 기자공개 2020-11-13 08:33:5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헬스앤뷰티(H&B) 올리브영 상장전 지분투자(프리IPO)를 검토하는 가운데 경영권이 수반되지 않은 거래에 전략적투자자(SI)가 나선 배경에 시장 해석이 분분하다. H&B 스토어 투자 기회를 포착한 여러 원매자 중 하나라는 해석에서부터 재계 상호 견제와 협업 차원의 접근이라는 관전평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리브영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돼 내달 10일로 예정된 본입찰 등 후속 일정 소화를 앞두고 있다. 사업협력 차원에서 소수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것이 현대백화점측의 공식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올리브영 소수지분 매입을 검토하는 맥락에는 유통산업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양사의 복잡한 속내가 깔렸을 것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백화점·홈쇼핑 등 여러 영역에서 상호 협력사·고객사 관계를 유지해 온 두 그룹사가 현재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특히 상호 견제와 협업이 활발한 재계 매커니즘을 감안하면 현대백화점그룹에 일종의 '백기사' 역할을 기대했으리라는 해석 또한 나온다.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는 저마다 빠진 퍼즐이 하나씩은 있다. 홈쇼핑 대신 녹화방송 T커머스(신세계TV쇼핑)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이나 오프라인 H&B스토어가 부재한 현대백화점그룹이 대표적이다. 정부 허가산업인 홈쇼핑과는 달리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의 경우 시장 진출과 관련한 규제가 없다. 때문에 H&B스토어는 상권분석과 부동산 노하우가 있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사업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졌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매각대상이 오너 보유지분인 데다가 소수지분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이 H&B 스토어 사업모델에 대한 꾸준한 고민은 있었지만 보수적이고 신중한 그룹사 분위기 상 경영권 M&A는 시도하지 않았고 반면 CJ는 오너4세 승계 필요성이 있어 올리브영을 지렛대로 삼아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의 시각도 이와 엇비슷하다. H&B 스토어 투자기회를 접하고도 움직이지 않았던 현대백화점그룹이 올리브영 소수지분 매입을 검토하는 데에는 올리브영 브랜드 가치 이외에도 네트워킹을 다지려는 포석이 깔렸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사모투자(PE)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올리브영과 비슷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사업자에 대한 공동투자를 현대백화점에 제안했던 적이 있으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며 "CJ그룹과 사업상 혹은 오너 간 협업차원에서 올리브영 프리IPO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대기업 오너간 사전 교감이 없이 정식 프로세스를 밟고 원매자 가운데 하나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참여하는데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올리브영 지분에 대한 매입에 대한 의사가 있었다면 응찰 등의 과정없이 CJ그룹과 일정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수지분을 넘기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원매자들의 본입찰 응찰 가능성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백화점그룹이 FI들을 견제할 수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협상 과정에서 줄다리기 싸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데 응찰자 중 SI 존재 여부는 매도자가 우위를 점하기 유리하다.

소수지분이 매물로 나온 올리브영은 매각을 위한 마케팅 과정에서 주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의 관심을 받았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도모할 수밖에 없는 재무적투자자(FI) 입장에서는 주주간계약을 통한 안정성 확보를 요청해왔고, 매각 측에서는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도자들은 딜 초반부터 올리브영 Q-IPO 확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CJ미디어(현 CJ ENM),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 마르스엔터, 쉬완스 등 여러 딜을 통해 다양한 PEF 운용사를 접해본 CJ그룹은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FI보다는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 있는 SI를 파트너로 맞기에 적합하다고 여길 수 있다"며 "물론 투자자들 제안을 받아보고 냉정한 판단이 이뤄지겠지만 딜 진행 과정에서 매도자와 원매자의 다양한 고민이 읽힌다"고 말했다.

이번 프리IPO 유치 작업에서 매각 대상은 이재현 CJ그룹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17.97%),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10.03%) 등 오너일가의 소수지분이다. 이외에 신주 발행이 병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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