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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컨버전 시대]마스턴운용, 마포 CJ대한통운 택배센터 주거시설로 '탈바꿈'사업규모 2240억…신규 물량 저조, 역세권 입지 등 투자포인트

고진영 기자공개 2020-12-09 13:21:53

[편집자주]

국내 디벨로퍼(developer) 업계에서 용도변경(컨버전, Conversion)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지엽적인 의미의 용도전환에서 나아가 기능을 상실한 노후공간을 필요에 따라 새롭게 탈바꿈하는 현상 자체를 아우른다. 도시개발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급격한 인구감소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 소비, 재택근무 증가는 도심 공간의 기존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천편일률적으로 용도지정을 하던 낡은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 사례를 중심으로 '컨버전' 아이디어의 격랑 속으로 들어가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마포구 도화동 역세권에서 새 주거시설 개발에 나선다. 기존 CJ대한통운이 보유하고 있던 택배센터를 사들여 철거하고 소형 주거상품으로 다시 짓기로 했다. 도심의 택지 공급이 씨가 마른 상황에서 마스턴투자운용은 낡은 건물을 허물고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다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하고 서울 마포구 도화동 16-3 일대에서 소형 주거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지의 기존 소유주는 CJ대한통운이다. 이 회사의 북서울사업담당 택배센터(중구지점)인데 주차시설, 사무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지상 3층 규모로 1996년 준공된 노후 건물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이 건물을 부수고 지하 5층~지상 23층 규모의 주거시설을 새로 지을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즈음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으며 준공은 2024년께로 예상된다. 시공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규모의 경우 추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예상 분양매출 기준으로 2240억원 수준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주거시설 개발을 추진 중인 마포구 도화동 사업지.

주거시설 개발은 단순히 빌딩 등에 투자해 임차인을 확보하는 것보다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큰 편이다. 건축허가를 받더라도 금융조달을 감안하면 이후 분양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투자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스턴투자운용은 도화동 부지의 입지 등을 볼 때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업지는 공덕역과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더욱이 공덕역은 지하철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의 4개 노선이 겹치는 쿼드러플역세권에 속한다. 또 주거시설이 준공될 시기인 2024년경이면 신안산선이 개통돼 5개 노선의 환승지역이 될 수 있다.

이밖에 여의도, 광화문 등과 가깝고 업무시설 밀집지역이라는 점에서 지역민 뿐 아니라 외부 수요자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인근에 경의선숲길, 효창공원이 있기 때문에 생활 환경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마포구는 2017년 이후 신규 오피스텔 분양물량 공급이 저조한 상태”라며 “이번 사업지가 속한 도화동의 경우 최근 4년간 신규 상품 공급이 없어 대기 수요가 다수 예상된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노후 빌딩을 매입해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데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의도에서는 오피스 시설을 주거공간으로 바꾸는 사업방식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런 발상도 마스턴투자운용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여의도의 수두룩한 오피스 건물 사이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짓겠다는 개발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4-5번지에 있는 메리츠종금증권 여의도 제2사옥을 매입했다. 현재 지하 6층~ 지상 17층 규모의 중소형 오피스텔을 개발 중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역시 사들여 저층 식당가와 고층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는 사업에 착수했다. 건물 규모를 감안하면 300실 이상의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강남권역(GBD)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19년 10월 강남역 인근 서울빌딩을 매입해 주거시설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노후화된 서울빌딩의 밸류애드(value-add) 가능성에 주목했는데 특히 대지면적이 넓어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입지가 알짜인 만큼 오피스텔은 프리미업급으로 건립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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