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체제 성과 점검]"모빌리티 흐름 잘 올라타…수소사업 역량 입증해야"⑦포스코 편입 운용사 "고배당주로서 매력 , 일회성 자사주 매입은 아쉬워"
박상희 기자공개 2020-12-10 10:22:1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BIG가 주도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경기민감주’인 포스코는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은 아니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사 가운데 선방한 성적을 냈고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수소사업의 경우 방향성은 맞지만 포스코가 해당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키울 역량이 되는지를 입증해야 한다."최정우 포스코 9대 회장(사진) 취임사에서 '주주'는 '임직원'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한다. 고객·공급사·협력사보다도 앞에 위치한다. 민영화 이후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려온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1.43%)이다. 그밖에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포스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주식 수 기준 소액주주 비율은 73.99%에 달한다.
◇"코로나19 속 실적·주가 선방…본업 경쟁력 강화 아쉬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4일 기준 포스코를 자산 내 비중 기준 가장 많이 편입한 운용사는 흥국자산운용(1.86%), 브이아이피자산운용(1.82%),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1.72%), 키움투자자산운용(1.71%), 베어링자산운용(1.62%) 등이다.
2020년은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가 주식시장을 주도한 해였다. 포스코그룹 계열시 가운데 BBIG주로 분류될만한 곳은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케미칼 정도다.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운용사는 포스코가 철강 본업에서의 투자 매력도는 과거 대비 떨어졌지만 떠오르는 신(新)모빌리티에 편승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것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A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포스코가 과거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보여주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철강 본업만 보자면 최정우 체제에서 포스코가 과거 수준의 위상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속에서도 선방한 점은 높이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철강사인 니폰스틸이나 뉴코(Nucor), 아르셀로 미탈 등과 비교했을 때 포스코가 보여준 실적 퍼포먼스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주가 방어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 힘싣기, 가장 잘했다" 이구동성
포스코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자산운용사 주식운용사 본부장들은 최 회장이 이차전지 소재 등 신성자회사를 통해 신사업을 키운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회장은 취임사에선 '모빌리티'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매해 신년사에서는 '모빌리티'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B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포스코 본업은 중국의 조강량이나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등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자회사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투자 의지를 보여주고 최근에 리튬 등 관련 자원 확보에 나선 건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증자를 의결했다. 최대주주인 포스코(61%)는 약 6100억원을 수혈한다. 포스코 그룹사 가운데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포스코케미칼이 처음이다.
포스코케미칼 뿐만 아니라 포스코를 비롯한 계열사도 친환경 모빌리티 흐름에 올라탔다. 포스코는 전기차, 수소차, 무인자동차 등 뉴모빌리티 시대에 발맞춰 자동차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가스틸, 수소전기차 배터리 분리판용 소재 등 미래 자동차용 소재를 타깃으로 한 철강제품 개발에 주력해 왔다.
다만 최근 발을 담그기 시작한 수소사업 등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포스코는 SK그룹에 이어 수소 공급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그동안 수소 사업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포스코가 수소 사업 역량을 키우려는 것은 철강산업의 성장 속도에 한계가 드러났고 정부의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추진 등에 발을 맞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C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SK그룹의 경우 SK이노베이션에서 주유소 사업을 하고 있고 SK E&S에서 LNG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소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리라는 개연성이 있었다"면서 "반면 포스코의 경우 수소사업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소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친환경 모빌리티에 이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면서 "포스코가 수소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키울 역량이 되는지를 시장에 입증해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통 출신답게 재무정책 높은 점수...쓸데 없는데 투자 안해"
포스코의 전반적인 재무 정책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A 운용사 본부장은 "이전 포스코 회장들은 정부 입김 영향으로 쓸데없는 데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정우 회장은 재무통 출신답게 비효율적인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재무적 정비에는 능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B 운용사 본부장은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을 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반전을 꾀할 반전 카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자사주 매입은 1회성 이벤트라는 점에서 지속성을 갖기가 힘들어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배당정책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A 운용사 본부장은 "포스코 보유 비중이 타 운용사 대비 높은 것은 국민연금 위탁자금에서 포스코를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성장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포스코를 편입한 것은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 운용사 본부장은 "포스코가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내년 연말 결산배당은 최소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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