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진엔터테인먼트가 마침내 한희성 창업자의 그림자를 떨쳐냈다. 국내 웹툰업계의 상징적 인물로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를 탄생시킨 설립자이자 동시에 웹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앞서 눈여겨본 개척자였다. 그러나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그의 영향력은 어두운 그늘이 됐고 성장을 어렵게 하는 허들로 변모했다.시작은 작은 블로그였다. ‘레진’이란 간판을 달고 다양한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하며 파워블로거로 거듭났다. 그 성공을 바탕으로 ‘온라인 만화방’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설립, 당시 처음으로 유료 웹툰 플랫폼이라는 컨셉을 도입했다.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의 콘텐츠가 판매되고 있지만 당시만해도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강했다.
한 전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고 레진엔터테인먼트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초반부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 콘텐츠에는 결제를 받는 등 부분 유료화 전략이 통했다. 매출 600억원에 육박하는 회사로 성장했고 2016년에는 기업가치가 2600억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대들보와 같았던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이 걸림돌로 변모한 것은 한 순간이었다. 그가 웹툰 작가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었고 메인 페이지 노출과 프로모션 등에서 불이익을 줬던 사건이 밝혀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웹소설 사업을 접는 과정에서 미숙했던 조치도 분란을 일으킨 원인이었다.
콘텐츠를 한 곳에 모으며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이제 작가들이 한 전 대표를 떠나기 시작했다. 웹소설과 웹툰을 제작하는 작가들이 경쟁업체로 대거 이탈하면서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파워는 약화했다. 플랫폼 업체가 콘텐츠 파워를 잃으니 자연히 실적도 악화하기 시작했다. 한 전 대표도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럼에도 회사와 겹쳐진 그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마침내 레진엔터테인먼트는 한 전 대표와의 관계를 끊어냈다. 다우키움그룹 웹콘텐츠 제작업체 키다리스튜디오가 레진엔터테인먼트 구주주와 주식 교환을 통해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앞서 한 전 대표의 보유 주식 상당수를 유상감자하면서 영향력도 걷어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등을 제작하는 레진스튜디오를 경영한다.
경쟁업체들의 성장을 지켜봐야만 했던 레진엔터테인먼트도 이제 확실한 재정비의 기회를 잡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후 한 동안 웹툰 시장 성장의 수혜에서 한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올해 거래액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K-웹툰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가 잃었던 작가들의 마음을 다잡고 콘텐츠 파워를 회복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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