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셀러레이터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올해 미국 로보틱스 기업 ‘해딩턴 다이나믹스’로 의미있는 트랙레코드를 기록했다. 딜 소싱부터 회수까지 수많은 화제를 남기며 역사에 남을 투자 사례를 남겼다.선보엔젤파트너스가 해딩턴 다이나믹스에 베팅한 시기는 올해 9월이다. 투자 당시 해딩턴 다이나믹스는 시장에서 생소한 기업이었다. 시드 단계에서 자금을 투입한 곳이 선보엔젤파트너스 뿐일 정도였다.
흙 속에 숨겨져 있던 해딩턴 다이나믹스는 선보엔젤파트너스가 자금을 납입하자마자 ‘진주’로 변신했다. 투자금 납입 6시간 뒤 영국의 온라인 유통 톱티어 기업 오카도(Ocado)에서 인수의향서를 보냈다. 투자사인 선보엔젤파트너스 입장에선 행운이었다.
결과적으로 선보엔젤파트너스의 해딩턴 다이나믹스 투자는 2개월 만에 잭팟을 터뜨렸다. 인수의향서 발송 이후 오카도의 해딩턴 다이나믹스 인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신속히 회수에 나설 수 있었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해외 피투자사의 인수합병(M&A) 성사, 2개월이라는 초단기 3배 이상 회수 수익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 같은 기록보다 눈에 띄는 건 독특한 딜 소싱 방식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가 해딩턴 다이나믹스와 첫 인연을 맺은 곳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였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아시아 투자사로서는 처음 단독 부스를 차렸다. 모험자본이 CES에 부스를 만들어 스타트업을 발굴한 사례가 없었던 만큼 색다른 시도였다.
해딩턴 다이나믹스는 선보엔젤파트너스 부스를 찾았던 방문자였다.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이 필요하자 부스를 찾아 투자를 요청했다. 호박이 넝쿨째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결국 선보엔젤파트너스의 독특한 시도가 잭팟이라는 나비효과를 불러온 셈이다. 부스를 차리는 과정에서의 노력도 박수를 쳐줄 만 하다. 개발 제품 없이는 부스를 차릴 수 없는 게 CES의 원칙이었지만 끊임없이 설득한 끝에 뜻을 관철시켰다.
선보엔젤파트너스의 색다른 딜 소싱 방식은 국내 모험자본 업계가 교훈으로 삼을 만 하다. 흙 속의 진주였던 해딩턴 다이나믹스가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찾은 이유는 단순하다. CES 2020에 단독 부스를 차린 유일한 모험자본으로 접근성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액셀러레이터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간 국내 모험자본은 세계 3대 IT 박람회(CES·IFA·MWC)를 산업 트렌드 공부의 장으로만 여겼다. 선진 기술을 둘러보기 위해 심사역을 파견했지만 딜 소싱의 기회로 삼는 곳은 드물었다. 선보엔젤파트너스의 해딩턴 다이나믹스 투자 사례가 국내 모험자본 딜 소싱 방식 다양화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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