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임원 대거 해임 의미는…'탈게임' 본격 시동? 간편결제 등 비게임 확장세, 소외감 느낀 핵심인력 이탈
서하나 기자공개 2020-12-23 07:32:0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이 최근 게임사업 실무를 총괄하는 임원을 대거 정리했다. 신규 게임 성과가 계속 미흡한데 따른 책임성 인사다. 게임사업은 NHN의 모태이자 오랜 캐시카우였지만 비게임 사업이 확장될수록 입지가 좁아졌다는 관측이다. NHN은 당분간 신규 게임 개발보다는 기존 게임의 고도화에 주력하겠단 입장이다.22일 업계에 따르면 NHN 본사와 개발 자회사 등에서 게임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사급 임원 총 6인이 보직해임 후 퇴사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자발적 퇴사를 결정했고,일부는 계약연장이 되지 않아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N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신작 게임의 성과 잘 나오지 않아 이뤄진 책임성 인사"라며 "게임사업을 재정비해 다시 한번 잘해보자는 의미로 이번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리대상엔 게임 개발 신규법인의 초대 대표를 맡았던 조현식 대표가 포함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지난달 NHN이 설립한 게임 개발 자회사 NHN RPG의 첫 대표이사로 선임된 게임통이다. 엔씨소프트 사업기획팀과 한게임 시절 게임사업 부장 등을 거치며 게임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쌓았다.
신규법인이 설립된 지 약 한 달 만에 조 대표마저 해임되면서 NHN RPG의 향방도 모호해졌다. NHN은 당장 법인을 존속하겠지만 신규 개발은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기존 라이브 게임의 서비스 고도화와 게임사업 재정비 등을 거치면서 방향성을 정하기로 했다.
NHN이 RPG 자회사를 설립할 당시만 해도 다시 본업인 게임에 집중하려는 의지로 해석됐다. 그런데 약 한 달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비게임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게임사업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진 탓에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게임사업은 오래된 캐시카우고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었기에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이번 인사가 내포하는 뜻을 반대로 보면 비게임 사업이 그만큼 안정적 기반을 쌓았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NHN에서 비게임 사업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게임에서 출발해 꾸준히 체질개선을 한 결과다. 2014년 11%였던 비게임 매출 비중은 최근 70%대까지 올라섰다. 반면 분사 직후 90%가 넘던 게임 비중은 지난해 30% 수준까지 하락했다. 줄어든 게임을 채운 사업은 간편결제와 광고, 커머스, 기술 등 신규사업이었다. NHN엔터테인먼트였던 사명도 '엔터'를 제외한 NHN으로 변경됐다.
게임 비즈니스는 NHN의 수익성을 책임져온 효자사업이다. 공격적인 투자 및 마케팅 비용이 수반되는 비게임 사업과 달리 웹보드 등 큰 투자 없이도 꾸준히 롱런해온 덕이다. NHN의 최근 영업이익률은 게임사업 비중이 절대적이던 시절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2013년 별도기준 27.4%였던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 평균 12.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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