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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SRI채권 인증사업 '닻 올렸다' 신평사 중 두 번째, 권성철 팀장 주도…등급·의견 등 발행사 선택폭 넓혀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07 13:05:0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13: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인증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국신용평가 다음으로 두 번째다.

그러나 인증사업 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빠른 편은 아니다. 삼일PwC에서부터 삼정KPMG, EY한영, 딜로이트안진 등 빅4 회계법인 외에 한국신용평가, Fn가이드는 일찌감치 국내 SRI채권 외부기관 인증시장에 뛰어들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RI채권 시장의 성장성이 밝은 것은 물론 자사의 전문성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용평가와 투자평가, 채권 인증영역의 교집합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SRI채권 시장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공기업은 물론 민간 금융기업부터 제조기업까지 발행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발행사의 부담을 줄여주는 전략을 취했다. 신용등급처럼 인증등급을 받을 수 있지만 발행사가 부담을 느낀다면 인증의견만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대 강점은 내부 의사결정과 소통체계에 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일본 최대 신용평가사 R&I와 노하우를 공유하지만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독자적 체계를 확립했다는 것이다.

◇권성철 ‘키맨’, 투자평가본부 담당

5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가 2021년부터 SRI채권 인증사업의 닻을 올렸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ESG채권 인증 평가방법론’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사업을 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기업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0년 12월 31일 ESG채권 인증평가방법론을 공개했다. 그리고 리서치 카테고리에 ESG인증평가를 새로 만들면서 사업의 본격화를 알렸다. 신용평가사가 SRI채권 인증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신용평가가 2020년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SRI채권 인증사업을 시작했고 나이스신용평가가 뒤를 이었다.

SRI채권 인증사업은 투자평가본부 산하의 ESG인증평가팀이 맡았다. 신임 팀장은 권성철 팀장이다. 권 팀장은 중공업과 전기전자, 화학분야 신용평가부문에서 애널리스트로 14년을 지낸 뒤 평가연구와 평가정책 애널리스트로 5년 동안 경험을 쌓았다. 이후 평가기획, 준법감시 등 지원업무를 4년 동안 맡았다. 권 팀장은 미국회계사(USCPA) 자격증이 있다.

ESG인증평가팀은 현재 권 팀장 외에 권진혁 선임연구원 등 두 명으로 구성돼 있다. 권 선임연구원도 한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SRI채권의 인증이 투자평가본부의 업무와 엄밀히 구분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구원 인력을 공유하며 유기적으로 소통해 인증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투자평가본부 인력은 ESG인증평가팀을 포함해 모두 18명이다.

◇인증등급·의견 선택, ‘발행사 취향대로’

나이스신용평가는 SRI채권 인증평가의 진입장벽을 허무는 데 일단 초점을 맞췄다. 시장이 초기라는 점을 고려해 발행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인증등급 외에도 인증의견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국신용평가와 차별화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나이스신용평가를 비롯해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SRI채권을 다섯등급으로 나누어 인증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녹색채권의 경우 가장 체계가 우량하다고 판단할 때 Green1을 주고 제일 미흡할 경우 Green5로 평정한다.

이밖에 나이스신용평가는 ICMA(국제자본시장협회) 와 환경부의 가이드라인에 적합한지 여부에 따라 P/F[Pass(부합)/Fail(부적합)] 방식으로 의견만 표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발행사의 요청에 따라 인증등급이 수반되지 않은 채 인증의견만 단독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회계법인들이 취하는 방식과 비슷하며 한국신용평가와 다른 요소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세세한 등급을 받는 것에 발행사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투자자 신뢰도, 평판제고를 위해 인증의견보다 인증등급이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부 의사결정과 소통체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R&I와 노하우는 공유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과 소통하며 국내 실정에 맞게 SRI채권에 대한 인증을 진행할 수 있는 독립성과 의사결정, 소통체계”라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00년부터 일본 최대 신용평가사인 R&I와 업무제휴를 맺고 있다. R&I는 일본 환경성 주도로 SRI채권 시장이 발달한 만큼 수년 전부터 관련 업무를 진행해왔다.

◇“사업 준비 서둘렀다”, SRI채권 성장 ‘폭발적’

나이스신용평가는 2020년 들어 SRI채권 인증사업을 서둘렀다. SRI채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한결 좋아졌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과거부터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MOU를 맺고 기업의 거버넌스 등을 살펴보긴 했지만 금융상품과 연관짓진 않았다”며 “그러나 2020년 들어 SRI채권 시장이 급물살을 타면서 사업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SRI채권 시장은 사회적채권 중심으로 형성돼 있지만 갈수록 녹색채권 발행량이 늘어날 것으로 바라봤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시작으로 유럽 각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을 뿐 아니라 미국, 중국, 한국까지 여기에 발맞췄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올해부터 그린뉴딜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ESG, 사회책임투자가 재계 최대 회두로 떠올랐다.

동시에 SRI채권 발행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8년 SRI채권은 한국거래소 등록 상장종목 기준(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장학재단, 예금보험공사 제외)으로 6000억원가량 발행되는 데 그쳤지만 2019년에는 12개 발행사가 3조1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2020년에는 20개 발행사가 6조1000억원 규모로 찍어냈다. 특히 올해는 1월부터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의 SRI채권 발행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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