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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늦어지는 펀드…DICC 투자금 회수 시계제로 존속기간 10년 넘어…최종 엑시트 지연 불가피

노아름 기자공개 2021-01-14 15:15:0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5: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법원이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며 DICC에 투자했던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다시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PE를 포함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하나금융투자PE 등 FI 세곳은 DICC에 투자했던 펀드 청산을 뒤로 미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FI 컨소시엄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등 지급 청구의 소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FI 컨소시엄(미래에셋자산운용PE·IMM PE·하나금융투자PE)의 펀드 청산 일정은 예상보다 지연될 전망이다. 미래에셋PE는 2010년 11월 설립된 6호 펀드 '코에프씨미래에셋그로스챔프2010의4호사모투자'를 통해 DICC 지분을 매입했고, IMM PE와 하나금융투자PE는 각각 2008년 조성한 '로즈골드1호'와 2009년 조성한 '하나제일호사모투자'를 통해 DICC 소수지분을 매입했다.

대법원에서 승소할 경우 FI들은 각각 블라인드펀드 청산절차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DICC가 각각 펀드의 마지막 자산으로 남아있었던 만큼 DICC 투자금회수가 펀드 청산실적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았다. IMM PE의 경우 펀드 설립이 2008년으로, 다른 두 곳에 비해 존속기간이 가장 길었다. DICC 소송에서 FI들이 승소했을 경우 IMM PE는 내부수익률(IRR) 약 11~12%를 기록하고 로즈골드1호를 청산할 예정이었다.

IMM PE는 2008년 조성한 첫 번째 블라인드펀드인 로즈골드1호를 통해 기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에서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로 본격적으로 발돋움했다. 국민연금(1000억원), 우정사업본부(500억원), 군인공제회(500억원) 등의 연기금·공제회 자금을 모아 약정액 3125억원의 로즈골드1호를 결성해 투자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로즈골드1호를 통해 두산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밥캣 인수로 재무적 부담이 상당했던 두산그룹은 구조조정을 결정하면서 IMM PE를 비롯한 FI들과 손을 잡았다. 당시 두산그룹은 4개 비핵심자산(삼화왕관·SRS코리아·두산DST·한국항공우주)을 묶어 특수목적법인 DIP홀딩스에 넘긴 뒤 지분 49%를 IMM PE와 미래에셋자산운용PE에 매각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현지법인 DICC의 소수지분 인수와 두산캐피탈 유상증자에도 IMM PE 등이 참여했다.

로즈골드1호를 통해 약 3년간(2009년~2011년)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법정공방을 겪어온 DICC 투자금회수가 요원해 펀드 청산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IMM PE는 2010년 연말 삼화왕관 엑스트를 시작으로 2016년 두산DST까지 순차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진행해왔다. 수익도 상당했다. 2011년 노벨리스코리아 투자금 회수를 완료해 약 80%에 육박하는 총수익률(ROI)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2014년 무렵 엑시트를 마무리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셀트리온제약 투자 건에 대해서도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된다. DICC를 제외한 로즈골드1호 IRR은 약 4%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DICC 판결 결과에 따라 전체 펀드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앞선 수익금을 LP들에 분배한 FI들은 DICC 결과를 기다려왔다. FI 컨소시엄은 2011년 DICC 구주 20%를 총 3800억원에 인수했으며, 2500억원은 3곳의 FI가 펀드를 통해서 나머지 1300억원은 대출을 일으켜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인수금융의 경우 2016년 만기연장에 실패하며 디폴트가 선언된 상태다. 인수금융 대주단은 하나은행과 산업은행, 전북은행,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등 5곳이다.

미래에셋PE와 하나금융투자PE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래에셋PE의 6호 펀드(결성액 약 3700억원)에는 DICC를 포함 커피빈 본사 소수지분 등이 담겼다. 이 가운데 현재 매각하지 못한 자산은 DICC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며, DICC 지분매각을 염두하고 미래에셋PE는 6호 펀드에 대한 해산을 결의했던 상태다.

하나금융투자PE는 AJ렌터카 등에 투자했던 블라인드펀드 하나제일호사모투자(결성액 3170억원)를 통해 DICC 소수지분 매입에도 나섰다. 2013년 AJ렌터카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하며 투자금액 대비 60% 상당 수익률을 거뒀다고 전해진다.

DICC 소송금액에 지연이자까지 모두 다 인정받을 경우 두산그룹이 물어줘야 하는 금액은 1조원 정도로 추산됐다. 앞서 법원은 FI 컨소시엄의 투자원금(3800억원)에 연 15%의 이자를 더해 매매계약금액을 7093억원으로 인정했다. 여기에 2심 판결 이후 소송촉진법상 이자율(15%)이 지연손해금으로 가산되는 등 지연이자를 합해 약 1조원 상당이 두산이 FI 측에 지급해야하는 금액으로 주장됐다.

FI들은 두산그룹으로부터 받는 금액으로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LP 추가 수익을 배분할 계획이었다. FI들 입장에서는 펀드 청산이라는 케케묵은 과제를 마침내 완수했다는 상징성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간 업력대비 블라인드펀드 청산 이력이 없다는 점이 FI들에게 꼬리표로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원 판결에 따라 FI 컨소시엄은 향후 대응방안 마련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파기환송심에서 쟁점화할 사안을 선별하고 이에 대한 논리를 촘촘하게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더불어 재차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투자금회수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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