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VC 기상도]김종필 KB인베 대표 "CIO 도입, 지속 성장 체제 구축"투자1·2부문 개편, 부문별 책임자 임명…올해 해외 투자 드라이브
임효정 기자공개 2021-01-29 08:55:10
[편집자주]
지난해 벤처투자시장은 펀딩 6조원 시대를 여는 새 역사를 썼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만났지만 벤처투자시장에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예기치 못한 팬데믹은 그간 예측해왔던 산업의 변화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벤처투자시장이 급격히 커지며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시장의 중심에 선 하우스를 통해 올해 벤처투자 전망과 그에 따른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인베스트먼트에 올해 또 다른 변화가 생겼다. 김종필 대표(사진)가 연임되면서 임기 4년차를 이어가는 가운데 CIO(최고투자책임자)체제를 도입했다. 지난 3년간 양적 성장을 이어오면서 체격과 함께 체력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조직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높여 힘을 실어주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올해에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투자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인도 투자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투자 영역을 넓혀왔다. 올해 해외 거점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내부 C레벨 육성 시스템 마련, 신정섭·김형준 CIO 선임
'지속 성장'은 김 대표가 늘 강조해왔던 가치다. 벤처투자 특성상 펀드의 만기가 길기 때문에 중장기적 시야를 가지고 봐야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심사역의 성과보수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이었던 50%에서 70%로 대폭 상향했다.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해 우수한 인재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CIO체제를 도입한 것 역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목적이다. 금융지주가 가지고 있는 안정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게 KB인베스트먼트의 강점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의사결정의 신속성이나 자율성에 있어 한계점도 뚜렷하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투자조직이 리드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종필 대표는 "양적 성장을 이어오면서 체력을 갖추게 됐기 때문에 내부 C레벨 육성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열심히 하면 조직 내 구성원도 의사결정권자로 승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CIO체제를 도입하면서 투자부문을 두 개로 나눴다. 신정섭 상무와 김형준 상무를 각각 CIO로 선임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투자그룹과 글로벌투자그룹은 유지하면서 기존 5개 본부로 운영됐던 벤처투자본부를 통합해 두 개 그룹으로 분리했다.
투자1부문에 벤처투자1그룹과 바이오투자그룹이 포함됐으며 부문장은 신정섭 상무가 맡는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한솔기술원 소속 연구원으로 활동한 신 상무는 바이오 투자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김형준 상무가 이끄는 투자2부문에는 벤처투자2그룹과 글로벌투자그룹이 속해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김 상무는 2015년 K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이후 테크 분야 에서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김 대표는 "거버넌스의 변화가 있더라도 KB인베스트먼트의 역량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과제였다"며 "이번 CIO체제를 마련한 것은 이 일환"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 속도, 해외 거점 확대
조직을 재정비한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에도 펀딩과 투자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벤처부문에서 2600억원에 달하는 펀딩을 성사시켰다. 2019년 벤처펀드 운용자산(AUM)이 1조원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몸집이 커졌다. 투자 실탄을 확보한 만큼 올해에도 성장 산업을 발굴해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는 AI, 디지털화 등 미래 성장산업이 가속화되는 기회이기도 했다"며 "바이오는 여전히 메인테마가 될 것이고 그간 양적 성장을 이루면서 전문섹터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적극 나서지 못했던 해외투자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그간 글로벌 시장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해왔다.
글로벌 전담펀드를 만들며 인도 투자를 시작한데 이어 지난해 인도네시아 투자사 MDI벤처스와 손잡고 '센타우리(Centauri)펀드'를 통해 동남아시아 공략에 나섰다. 센타우리펀드의 경우 올해 멀티 클로징을 통해 펀드 규모를 키워 최종 결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로 투자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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