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인터밸류, '반도체 공정장비' 레이저쎌 도약 디딤돌세 차례 30억 투입, '2차전지·디스플레이' 장비 R&D 발판
박동우 기자공개 2021-02-18 09:42:23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밸류파트너스는 반도체 공정 장비를 만드는 레이저쎌이 도약하는 데 디딤돌을 놨다. 세 차례에 걸쳐 3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을 타깃으로 한 장비를 개발할 길을 터줬다. 레이저쎌은 글로벌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사세 확장의 문을 열었다.레이저쎌은 2015년 문을 연 벤처기업이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만드는 데 특화된 업체다. 최재준 대표가 회사의 기틀을 다졌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셀시아테크놀러지스, 크루셜텍 등을 거치면서 R&D와 마케팅 역량을 쌓았다.
인터밸류파트너스가 레이저쎌 투자 건을 첫 검토한 시점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창호 인터밸류파트너스 상무가 회사의 떡잎을 먼저 알아봤다. 이 상무가 최 대표와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함께 몸담았던 인연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상무는 딜(Deal)을 살피면서 레이저쎌의 R&D 성과에 주목했다.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칩을 인쇄회로기판에 붙이는 'LSR(Laser Selective Reflow)' 기술이 돋보였다. 반도체를 배치하고 연결하는 패키징(후공정)을 겨냥했다.
전자업계가 적용하던 방식과 차별화를 이룬 대목을 눈여겨봤다. 기존에는 대기의 온도를 올려 칩을 붙였다. 부품마다 열팽창계수가 달라 웨이퍼가 휘어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LSR은 평면에 레이저를 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칩이나 실리콘을 0.5초가량 가열하기 때문에 인쇄회로기판의 손상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반도체의 불량 여지를 차단하는 만큼 국내외 전자 기업의 러브콜이 잇따를 거라고 확신했다. 이 상무는 2017년 40억원의 시리즈A 라운드를 이끌었다. 산업은행, 서울투자파트너스, 송현인베스트먼트 등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였다. 인터밸류파트너스는 '고급기술인력창업 1호 투자조합'을 활용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레이저쎌은 모험자본에서 조달한 실탄으로 반도체 패키징용 접합 장비를 개발했다. 평면에 레이저를 쏘는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노력도 병행했다. 2018년 45억원의 시리즈B 단계에서 5억원을 후속 투자한 이유다. 산업은행, LB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우군으로 동참했다. 덕분에 레이저쎌은 2차 전지에 탑재하는 부품을 붙이는 기기도 선보였다.
인터밸류파트너스는 2019년 하반기 100억원 규모로 진행한 시리즈C에서도 지원군으로 나섰다. 1호 펀드와 2호, 3호 등의 투자조합을 활용해 20억원을 베팅했다. 당시 라운드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벤처캐피탈의 자금 지원을 발판으로 레이저쎌은 새로운 장비를 출시했다.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를 접목한 디스플레이를 타깃으로 한 레이저 접합 장치를 시장에 내놨다. 제조 장비의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고객사 풀(pool)도 두터워졌다. 해외 유수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인터밸류파트너스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레이저쎌이 성장하는 과정 내내 조력자로 활약했다. 정부가 주관하는 연구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해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스타벤처 육성 R&D 과제'를 시작으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기술 개발 사업' 등에 잇달아 선정됐다.
레이저쎌은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뒀다. 내년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기술성평가를 신청하는 로드맵을 그렸다. 이 상무는 레이저쎌의 사외이사로 참여하면서 상장 전략에 조언을 주고 있다.
이 상무는 "레이저쎌은 미세한 반도체를 양산하는 산업의 트렌드에 적합한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 차근차근 성과를 실현하는 기업"이라며 "2차 전지, 미니 LED 디스플레이 등 응용 분야가 다양한 만큼 회사의 장기 성장성은 탄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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