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0: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그룹 CA(Corporate Alignment) 협의체가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권고를 받아들여 투자·감사를 둘러싼 준칙을 수립했다. 단순한 지침 제정에 그치지 않고 원활하게 이행되도록 성패를 좌우하는데 '준법지원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주요 업무의 법령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춘 직책이기 때문이다.

준신위와 협약을 맺은 6개 협약계열사들의 준법지원인 선임 면면을 살피면 카카오의 경우 CA협의체 준법지원팀장을 겸하는 조석영 사내이사, 신형일 법무·지식재산 성과리더 등 '2인'을 배치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준법지원인 역할을 수행할 책임자를 뒀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적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준법지원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았다.

◇준신위 권고 수용, CA협의체 '3대 준칙' 제정

최근 카카오 CA협의체는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고 감사를 수행할 때 유념해야 할 준칙을 제정했다. 준신위의 최종 검토를 거쳐 △투자테이블 운영준칙 △투자자산 평가 및 모니터링 준칙 △그룹 감사업무 운영준칙 등 3대 규정이 마련됐다.

준신위 관계자는 "올 2월에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6개 협약계열사를 대상으로 투자·감사 관련 준법시스템 강화를 권고했다"며 "계열사들이 이러한 요구를 수용했고 CA협의체가 중심이 돼 준칙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CA협의체 산하 법무담당 조직이 반드시 투자 심의에 참여하도록 법률 검토 절차를 개선했다. 투자 실적이 부진한 건에 대해서는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재무건전성 제고책을 실시하는 방안도 설계했다. 카카오그룹 전반을 둘러싼 감사 업무를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회가 총괄하는 규정도 명문화했다.


3대 준칙 수립과 맞물려 준신위가 협약계열사에서 활동하는 준법지원인들을 초청해 이달 말 '준법시스템 평가기준'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여는 계획을 세운 대목이 돋보인다. 준법시스템 평가기준은 각 계열사가 법령 준수 체계를 원활히 구현했는지, 미비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데 활용하는 지표다. 준법지원인 업무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심층 논의하는 차원이다.

현행 상법 제542조의13에 따라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5000억원을 웃도는 상장사는 준법통제기준 준수를 둘러싼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최소 1명 둬야 한다. 6개 협약계열사 가운데 준법지원인 의무 선임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은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등 3개사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맞춰 준법감시인을 임명했기 때문에 준법지원인을 따로 두지 않았다. 상법 시행령 제39조는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통제기준 및 준법감시인을 둬야 하는 상장회사는 (준법지원인 제도 적용을) 제외한다'고 명시했다. 대신 공시를 통해 "준법감시인이 준법지원인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언급했다.

◇법령준수 점검, 자금세탁방지 감독 역할

준법지원인에게 부여된 권한 가운데 단연 강조되는 대목이 '회사 경영활동 전반의 법령 준수 여부 점검'이다. △인사노무 △공정거래 △정보 보호 △투자 등 분야별로 법규에 부합하는지 살피는데 방점을 찍었다. 임직원이 사내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가 없는지 감시하고 자금세탁방지(AML·CFT) 시스템을 감독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준신위와 협약을 맺은 6개 계열사 가운데 카카오에서는 2022년 2월에 선임된 조석영 CA협의체 준법지원팀장, 올 4월 발탁된 신형일 법무·지식재산 성과리더가 직무를 수행 중이다. 사내이사 조 팀장은 1971년생으로 대검찰청 과학수사2과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로 활약했다. 1967년생인 신 성과리더는 법무법인 유일 대표변호사를 거쳐 위메이드 경영지원본부장, 와이제이엠게임즈 법무이사 등을 역임한 이력을 갖췄다.


카카오페이는 2021년 6월 진형구 컴플라이언스실장을 준법지원인으로 인선했다. 현재 소비자보호최고책임자(CCO),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등의 직책도 함께 맡고 있다. 사법연수원 35기를 수료하면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진 실장은 금융위원회 사무관, 국민은행 글로벌 AML·제재(Sanction)팀장 등을 거쳐 2020년 카카오페이에 합류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2021년 이래 양용진 법무·컴플라이언스실장이 준법지원인을 맡아 왔다. 양 실장은 1972년생으로 연세대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롯데지주 법무실, LG텔레콤·LG패션 법무감사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존재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법무감사실로 이직하며 카카오와 연이 닿았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비상장사인 만큼 상법상 준법지원인을 발탁할 의무가 없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황윤영 준법경영부문장이 준법지원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호준 법무실장이 준법지원실 역할을 수행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 실장은 법무법인 한결, 신한은행 준법지원부, 크래프톤(옛 펍지) 법무실장을 거쳐 2019년 카카오페이지(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며 연을 맺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박정윤 준법감시인이 준법지원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박 준법감시인은 1972년생으로 2016년 이래 줄곧 카카오뱅크에 몸담으며 감사팀장, ESG팀장, 업무지원팀장 등을 역임했다. 권태훈 전 김·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의 뒤를 이어 올 2월에 준법감시인으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