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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외화채 가격 급락…투기등급 압박 심화 배터리 소송 패소 여파, 유통물 스프레드 확대…BBB- 기로, 투심 급냉

피혜림 기자공개 2021-02-17 13:02:4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배터리 소송전' 패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송 이슈가 부각되자 외화채 유통물 금리가 20~30bp 수준까지 확대되는 등 채권 몸값이 급락했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 크레딧 보강으로 발행한 SK배터리아메리카(SK Battery America.Inc) 채권 역시 발행 후 한달여 만에 위상이 달라졌다.

SK이노베이션의 채권 가격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민감한 건 투기등급의 기로에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국제 신용등급 기준 BBB-(부정적)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이번 패소로 재무 리스크와 배터리 사업 불확실성 등이 커지자 서둘러 채권을 파는 기관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외화채 유통물 금리 출렁, 20~30bp 격차 이례적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채권 몸값이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패소로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발행한 달러채 유통물 금리는 해당 이슈가 부각된 이달 11일을 전후해 이전보다 20~30bp가량 확대(widening)됐다. SK이노베이션은 5년 주기로 외화채를 발행해 인지도를 쌓아왔다.

달러채 데뷔전을 마친 SK배터리아메리카의 경우 발행 후 한달도 채 안돼 몸값이 급변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보증채 형태였기 때문이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지난달 19일 유로본드(RegS)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10억달러 규모의 채권 조달을 확정했다. 당시 90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이 집계되는 등 투심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배터리 소송 패소를 기점으로 채권 가격 급락을 피하지 못 했다. 발행 직후 시장 호조 등을 바탕으로 유통물 금리가 타이트닝(tightning) 되기도 했으나 배터리 소송 이슈가 부각되자 SK이노베이션 채권과 함께 돌연 몸값이 하락했다.

채권의 경우 일회성 이슈 등에 따른 가격 변동이 비교적 낮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투기등급 기로에 놓인 탓에 가격 급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투자적격등급과 투기등급간 투자층이 상이한 탓에 크레딧 이슈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민감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글로벌 신용등급 기준으로 투자적격 마지노선"이라며 "하이일드등급이 될 경우 기존의 투자적격 펀드가 해당 채권을 시장에 던져야만 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선제 움직임 등이 맞물려 가격이 급변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투기등급 기로, 신용도 부담 가중

이번 패소로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등급 하향 압력 역시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재무 압박이 상당한 데다 차입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환경 속에서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소송 이슈는 부담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S&P는 소송 이슈를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배터리 사업 등에 대한 투자 스케줄과 미국 사업에 미칠 여파, 재무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는 입장이다. 단기간 내 급등한 차입규모와 공격적인 재무정책 등으로 신용도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이번 패소는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를 끝으로 반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추가 등급 하락까지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코로나19 진정 시 정유와 화학 부문의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데다 장기적으론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의 무게감 등을 고려해 향후 실적과 관련 지표 추이 등을 좀더 지켜보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까지만 해도 BBB+ 등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 관련 대규모 투자 등으로 재무부담이 심화되자 2년 사이 등급이 급락했다. 공격적인 재무 정책 등으로 관련 지표이 악화된 데다 단기간내 개선될 가능성이 미약한 탓에 등급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무디스와 S&P는 SK이노베이션에 각각 Baa-,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두 신용평가사 모두 해당 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아 하향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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