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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내부거래 사각지대 점검]'3조원 자구안' 두산,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방은 '덤'⑬규제 대상 두산솔루스·네오플럭스 매각…모트롤BG 매각으로 ㈜두산 내부거래도 감소할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1-02-22 08:34:21

[편집자주]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불리는 사익편취 금지 규정은 2015년 2월 본격 시행됐다. 공정위 레이더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수 기업들이 오너일가 보유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거나 계열사 흡수합병을 통해 지분율을 낮추는 등 지배구조에 변화를 일으켰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6년 만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사각지대에 있던 기업들이 대거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편입된다. 사각지대에 있던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두산그룹은 3조원의 자구안을 내놨다. 두산솔루스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타워 등 자산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효과도 누렸다. 네오플럭스처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데 '일감 몰아주기'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기업을 매각하면서 사익편취 규제에서 해방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보게 됐다.

두산그룹은 공식 지주사 체제는 아니지만 ㈜두산이 실질적으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수직 편제돼 있다. 오너 일가가 ㈜두산 이외에 직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도 거의 없다.

지난해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두산그룹 내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은 3곳이다. ㈜두산,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총수일가가 지분을 30% 이상(상장사 기준, 비상장사는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었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은 2019년 ㈜두산으로부터 인적분할 돼 탄생한 회사다. 인적분할은 주주구성은 변하지 않고 회사만 나눠지는 수평적 분할이다. 이를 감안하면 두산그룹의 오너일가들이 개인적으로 자금을 출자해 설립한 계열사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산퓨얼셀셀은 지난해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두산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솔루스를 사모투자회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70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두산솔루스는 솔루스첨단소재로 사명을 바꿨다.

매각되기 이전에도 두산솔루스는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분류됐지만 내부거래 규모도 매우 낮은 편이다. 2019년 말 기준 두산솔루스의 내부거래 규모는 13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두산퓨얼셀의 내부거래는 없다. 국내 계열사와는 매출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다.

㈜두산은 내부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2019년 내부거래 금액이 3144억원을 기록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10.77%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수수료를 받고 있다"면서 "그밖에 두타몰, 모트롤사업부문에서 내부거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두산이 모트롤사업부문을 4530억원에 매각하면서 내부거래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모트롤사업부문이 두산인프라코어에 유압기기 등을 공급했었다"면서 "모트롤사업부문을 매각했기 때문에 내부거래에서 해당 거래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인 상장·비상장 계열사'와 ‘이들 계열사가 지분을 절반 넘게 가진 자회사'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확대됐다. 사각지대에 있다 규제 대상 기업이 된 곳은 6곳이다. 규제 대상기업인 ㈜두산의 자회사인 네오플럭스, 두산로보틱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베어스, 오리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이다.

이 가운데 네오플럭스는 과거에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벤처투자와 사모투자(PE)를 영위하는 종합 투자사로 2000년 초 설립된 이후 지배구조에 수차례 변화가 있었다. 2016년도 말 까지는 두산그룹의 특수관계자 14인이 네오플럭스의 지분 약 33%를 보유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6%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했다. 박진원 네오플럭스 부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도 각각 지분 4.41%, 4%씩 보유했다.

오너일가는 2017년 네오플럭스 보유 지분 전량을 SPC(특수목적회사)인 디아이피홀딩스에 매각했다. 당시 이 거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두산이 2017년 디아이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면서 네오플럭스는 ㈜두산의 자회사가 됐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사각지대 기업이 됐다.

네오플럭스는 2019년 기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 규모가 67억원, 비중은 43.58%를 기록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분류된 기업들 가운데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이면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위의 규제 대상이 된다. 네오플럭스의 경우 금액이 200억원을 넘지 않지만 비중은 높았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네오플럭스는 투자회사이기 때문에 자회사로 두고 있는 운용사와 수수료 등의 거래가 발생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네오플럭스를 지난해 8월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730억원이다. 해당 거래로 두산그룹은 네오플럭스의 일감 몰아주기에서 규제에서 자유로워졌다.

사각지대 기업 가운데 오리콤과 두산베어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24.62%(278억원), 27.89%(161억원)이다. 오리콤은 공정위가 사각지대에 있는 광고업종 가운데 내부거래가 많다고 지적받은 곳이기도 하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은 내부거래 규모와 비중이 미미하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내부거래 비중은 7.99%, 금액은 5300만원에 그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2.08%(3억6000만원), 1.62%(9200만원)이다.

두산그룹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공정위 제재를 받은 적은 없다. 정작 두산그룹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던 것은 사익편취 사각지대 기업이 아닌 두산건설이었다. 두산그룹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중앙대학교가 두산건설에 입찰 없이 임의로 계약을 맺는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중앙대학교 수의 계약과 관련된 내규와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두산건설이 일감 몰아주기 관련 문제가 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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