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트리니티, 최대주주 SK증권과 시너지 본격화전체 판매잔고 39% 차지…펀드 수익률 향상, 설정액 감소세
이효범 기자공개 2021-02-23 13:10:12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9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이 최대주주인 SK증권과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SK증권은 올해에만 4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해 최대판매사로 등극했다.한국투자증권 등 기존 판매사들에서 잔고가 빠졌지만, SK증권의 판매잔고가 늘면서 트리니티펀드 설정액은 1000억원 선을 상회하고 있다.
◇펀드 설정액 1191억원, 전년비 32%↓...SK증권 덕 잔고 감소 방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말 트리니티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1191억원이다. 전년대비 32.08%(562억원) 줄어든 규모다. 판매잔고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SK증권이다. 2019년말까지 판매잔고가 없었으나 지난해에만 460억원 규모로 펀드를 판매하면서 최대 판매사로 등극했다.
SK증권은 트리니티자산운용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20년 1월말 운용사의 자사주와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넘겨받아 경영권을 인수했다. 나머지 주주로 14%를 보유한 정진근 씨를 비롯해 전직 임원 2명이 각각 8%씩 갖고 있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SK증권과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은 그동안 리테일 채널을 통해 사모상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트리니티자산운용 외에도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 PTR자산운용, 씨엘자산운용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주요주주로 참여했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IT(정보기술) 중소형주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롱바이어스드 헤지펀드다.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이듬해인 2017년 대표펀드인 '트리니티멀티스트레티지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으로 100%를 웃도는 연간 수익률을 내면서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수익률이 큰폭으로 하락해 변동성이 큰 헤지펀드로 인식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김현욱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한 이후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과거 IT 분야 중소형주 위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최근에는 대형주 편입 비중을 높였다. 또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활용했던 레버리지도 제한했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이 지난해 설정한 헤지펀드는 10여 종이다. 이 가운데 SK증권은 목표전환형인 트리니티AIM펀드를 주로 판매했다. 해당펀드는 8% 혹은 10% 수준의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청산한다. 작년말 기준 트리니티AIM펀드는 7호까지 설정됐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펀드 설정이 잇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한투·신금투 '줄고' 신한은행 '늘고'...KB증권 신규 판매사 진입
트리니티자산운용 펀드를 주로 판매했던 한국투자증권의 잔고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019년말 735억원으로 총 8개 판매사 중 잔고가 가장 컸다. 작년말 잔고가 327억원으로 감소하면서 SK증권에게 최대 판매사 자리를 내줬다.
또 신한금융투자의 판매잔고도 같은 기간 626억원에서 80억원으로 급감했다. 1년새 546억원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트리니티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규모가 큰폭으로 감소한 것도 신한금융투자 잔고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등의 판매잔고가 줄었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성과가 개선되면서 차익실현성 환매가 발생한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력펀드인 트리니티멀티스트레티지펀드1호는 지난해 6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냈다. 2호와 3호 수익률도 각각 52%, 60%에 달했다. 작년말 기준 운용 중인 거의 대다수 펀드들이 연간기준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다만 신한은행 판매잔고는 소폭 증가했다. 작년말 164억원으로 전년대비 59억원 늘었다. 전체 펀드 설정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6%에서 14%로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트리니티펀드를 판매하는 유일한 은행 채널이다. KB증권도 신규 판매사로 진입했다. 잔고는 1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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