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권영원 더편한 대표, 창업 3년만에 상장사 '스킨앤스킨' 인수①125억 규모 유상증자 참여, 지분 46.6% 취득 예정 "지배구조 안정화 기대"
김형락 기자공개 2021-03-04 08:28:35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2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스킨앤스킨이 새 주인을 맞이한다. 비상장 마스크 제조업체 '더편한'이 단독으로 경영권을 거머쥔다. 코로나19 특수로 벌어들인 자금을 인수·합병(M&A) 실탄으로 썼다. 자금 수혈과 더불어 잦은 최대주주 변동으로 불안정했던 지배구조를 재정립해 나가는 모습이다.스킨앤스킨은 지난 24일 더편한을 대상으로 125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1억2135만9223주를 103원에 발행한다. 다음달 5일 납입 절차를 마치면 더편한이 지분 46.6%를 가지고 스킨앤스킨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발행가액은 액면가(100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경영진 횡령 혐의가 불거진 스킨앤스킨이 지난해 7월부터 거래정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수구조는 더편한으로 일원화했다. 125억원을 홀로 책임진다. 자금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만 351억원이다. 자본총계는 368억원이다. 부채총계 61억원을 합한 자산총계는 429억원이다.
더편한은 지난 19일 인수대금을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했다. 유상증자 납입일에 맞춰 인수대금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다음달 열릴 스킨앤스킨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감사를 선임하면 경영권 인수작업이 마무리된다. 아직 이사진 구성은 공개하지 않았다.
권영원 더편한 대표이사가 M&A 승부수를 띄웠다. 창업 3년 만에 상장사 인수에 나섰다. 더편한은 권 대표가 지분율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2018년 설립된 마스크 제조업체다.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매출이 급성장했다. 2019년 5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569억원으로 1년 사이 9배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억원에서 351억원으로 증가하며 유보금이 쌓였다.
권 대표는 화장품 사업 확장에 현금 곳간을 열었다. 마스크 단일 사업으로는 성장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코로나19 종식 여부에 따라 마스크 소비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킨앤스킨은 화장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업체다. 지난해 마스크 유통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진행하던 중 횡령 혐의가 불거져 M&A 매물로 나왔다.
유상증자 납입 후 스킨앤스킨 지배구조 정점에 권 대표가 서게 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박준곤 스킨앤스킨 전 기타비상무이사를 비롯해 5% 이상 주요주주 지분은 모두 5% 아래로 떨어진다.
최대주주 손바뀜이 빈번했던 스킨앤스킨 지배구조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는 셈이다. 더편한은 스킨앤스킨이 201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맞이한 네 번째 최대주주다.
스킨앤스킨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지배구조를 가지고 상장했다. 기업공개(IPO) 직후 최대주주는 지분 36.88%를 보유한 코스닥 통신장비 제조업체 CS였다. CS는 스킨앤스킨 창업주 변우근 당시 대표이사에게 경영을 맡겼다.
CS의 투자금 회수를 시작으로 지배구조 격변기에 접어들었다. CS는 2015년 3월 80억원에 지분 12.1%를 비아이티1호조합으로 넘겼다. 2018년 4월에는 한국줄기세포뱅크가 지분 12.03%를 손에 넣으며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유상증자에 40억원을 출자했다. 5개월 만에 박 전 이사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유상증자에 41억원을 출자해 지분 5.82%를 만들었다. 박 전 이사가 2019년 5월 이사진에서 물러나며 오너십 공백이 발생했다.
더편한 관계자는 "스킨앤스킨 인수는 권 대표가 진행한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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