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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배당 '표대결' 예고 ㈜한진 주총, HYK에 기회될까사측 600원 vs HYK 1000원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12 11:06:5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0일 1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계열 물류사 ㈜한진이 2대주주 HYK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모두 이달 말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한진 이사회와 HYK파트너스 양측이 안건을 낸 배당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관련해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이 HYK파트너스를 17%포인트(P) 이상 앞선다. 하지만 배당안 표결에서는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HYK 측이 더 높은 배당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지분율이 9.79% 불과한 HYK와의 표 대결에서 질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한진은 오는 25일 서울시 중구 한진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제65기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익배당 및 이익잉여금처분 계산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상정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날 ㈜한진 이사회가 주총에 올린 안건에는 2대주주인 HYK파트너스가 제안한 주주제안이 모두 포함됐다. 앞서 HYK파트너스는 이사 선임과 배당 확대 등 주주제안을 이사회에 송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원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한진을 압박했다.

눈길을 끄는 건 배당안이다. 양 측의 의안이 서로 상충돼 하나만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총에 출석하는 주주들은 두 가지 의안 중 하나에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출처:전자공시시스템>

㈜한진 이사회는 주당 배당금으로 600원을 제시했다. 전년(2019년) 500원에서 100원 올린 금액이다. 최근 수년간의 ㈜한진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2012년부터 매년 400원씩 환원해오다 2018년 500원으로 올렸다.

특히 배당 재원으로 꼽히는 당기순이익 증감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 금액을 배당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배당금(600원)이 전년(500원)보다 오르긴 했지만 HYK 측을 의식한 '배당 서프라이즈'로 보긴 어려운 수준이다. 전년 대비 영업실적이 개선됐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맞다.


HYK파트너스가 주주제안한 배당금은 주당 1000원이다. 2019년 500원에서 두 배 올렸다. HYK 측은 주주제안 당시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적정 수준에서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금액을 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한진의 주주 구성은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 27.41% △HYK파트너스 9.79% △GS홈쇼핑 6.62% △국민연금 6.27% △우리사주조합 3.98% △나머지 45.93% 등이다.

기본적으로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이 27.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9.79%를 쥐고 있는 HYK파트너스와 지분 격차가 적지 않다. 한진그룹 우군으로 꼽히는 GS홈쇼핑과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을 합치면 38.01%로 예년 수준의 출석률을 가정하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2019년과 2020년 주총 출석률은 각각 73.6%와 72.11%였다.


문제는 배당 관련 안건 특성상 주주들이 고배당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개인 등 기타 주주들은 물론이고 우호 지분 중에서도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HYK파트너스가 10%도 되지 않는 지분율로 배당 안건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의미다.

배당안은 이사 선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사나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하지만 HYK파트너스의 주주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기세를 높이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주주들이 힘을 실어준 셈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을 공격한 KCGI는 단 한차례도 주주제안 안건이 주총 문턱을 넘기는 경험을 하지 못했다.

㈜한진 관계자는 "HYK의 주주제안을 전부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며 "의안상정 가처분 결과와 무관하게 법적 절차에 따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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