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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의 세번째 터닝포인트 thebell desk

최명용 기자공개 2021-03-17 08:28:2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둔의 경영자라 불리는 이해진 GIO(글로벌 투자 책임자)는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를 던진다. 이 GIO가 던진 메시지 속에선 네이버의 터닝포인트를 엿볼 수 있다.

2014년 12월 이해진 의장(당시 직함)은 춘천에서 가진 임직원 워크숍에서 "모바일 시장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재무적으로 위기를 겪던 시기는 아니었다. 다만 모바일 시장에서 뒤쳐진 상황을 경고한 표현이었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하면서 모바일 전환으로 일대 변화를 가져왔던 직후였다. 네이버는 라인 외엔 모바일에서 경쟁력이 높은 서비스가 없었다. 네이버의 사업은 PC에 집중돼 있었다. 네이버가 제때 모바일 전환을 못했다면 이해진의 위기론은 실제가 됐을 것이다.

두번째 터닝포인트는 당국 이슈다. 네이버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몇차례 갈등을 빚었다. 검색 엔진의 불공정성 등 서비스와 관련한 다툼은 수차례 있었다. 그 중 가장 민감했던 사안은 '총수 지정' 건이다.

2017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와 이 GIO를 대기업 집단과 총수로 지정했다. 앞서 이 GIO는 이사회 의장 타이틀을 떼고 GIO란 직함을 썼다.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상징적 조치였다.

이 GIO는 직접 공정위를 찾았다. 은둔의 경영자가 공정위를 직접 방문한 것을 두고 그만큼 절실했다는 평가가 뒤이었다. '네이버를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네이버에 대한 지분율이 낮고 경영에서 물러났으니 총수 지정에 따른 규제를 면제해 달라는 게 요지였다.

이 같은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고 공정위는 그를 총수로 지정했다. 이후 계열사 누락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고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단골 지정돼 곤욕을 치렀다. 네이버가 대기업 반열에 오르면서 겪은 '성장통'이었다. 네이버 외에도 넷마블 카카오 등도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다.

최근 이 GIO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연거푸 드러내 눈길을 끈다. 이번엔 사내 강연과 이메일을 통한 메시지다. 얼마전 사내 강연에서 "3∼5년 뒤 제가 하자고 했던 해외 사업이 망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최근 일본에서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재팬과 합작사를 세워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미국에선 콘텐츠 플랫폼에 도전하고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 투자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시장은 좁기도 하거니와 규제 탓에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 글로벌 시장은 말그대로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 일본 커머스 시장은 미개척지나 다름 없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 콘텐츠 시장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곳이다. 네이버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아무도 공략하지 못했던 미국 본토의 콘텐츠 시장에서 마블과 디즈니와 경쟁을 벌이겠다는 포부다. 내수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변신하는 터닝포인트의 시점이기도 하다.

터닝포인트를 넘어서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변화를 놓치면 도태되는 게 IT 산업이다. 모바일로 전환을 못했다면 네이버는 사라진 수 많은 검색 포털 중 하나로 전락했을 지 모른다.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넘어야 할 산은 너무나 많다. 경쟁적으로 도입되는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이나 인력 확보 경쟁, 글로벌 경쟁자들의 견제까지 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에 이 GIO 뿐 아니라 네이버의 미래가 달려 있다. 거창하게 말하면 한국 IT산업의 미래도 점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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