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 리포트]감사선임 실패했던 현대공업, 올해는 다를까상법 개정으로 선임 기준 완화, 가능성 생겨…감사·사외이사 '독립성' 의문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22 11:31:4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9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사 현대공업이 올해 감사 선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공업은 지난해 주주총회에 감사 선임안을 올렸으나 의결 정족수 미달로 처리에 실패했다. 하지만 작년 말 상법 개정으로 선임 기준이 일부 완화된 만큼 이번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현대공업은 최대주주인 강현석 대표가 경영까지 책임지고 있어 사외이사와 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이다. 하지만 상근감사 1명이 장기 재직 중인데다 회사에 30년 넘게 근무하며 회장과 고문까지 지냈던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전문성은 있지만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공업은 오는 31일 울산 북구 현대공업 사옥에서 '제43기 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윤형근 감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현대공업은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으로 감사위원회 설치 대신 상근감사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윤 감사는 지난 2013년부터 8년째 감사를 맡아오고 있다. 원래는 임기가 끝나 지난해 주총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안건 통과가 무산됐다.
당시 현대공업은 주주들에게 전자투표와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등 가결 정족수 확보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행법에 따라 새 감사 취임 전까지 기존 감사가 업무를 이행하도록 한 채 1년이 지났다.
이같은 일이 발생한 건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자의 보유 지분율이 높은 영향이다. 당시 주요 주주는 강현석 대표(31.82%)와 동생 강윤나씨(21.88%) 등 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56.32%에 달했다.
상법상 감사선임안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문제는 '3%룰' 적용으로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됐다는 점이다. 심지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몫을 모두 합해 3%다. 특수관계자 지분 56.32% 중 53.3%의 의결권이 박탈됐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가 어려워진다. 기본적으로 발행주식총수 중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출석 주주와 발행주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대공업 뿐 아니라 다수의 중견·중소기업들이 감사 선임에 실패한 배경이다.
하지만 작년 말 상법 개정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한 기업에 한해 출석 의결권 과반만으로 감사 선임 결의가 가능해졌다. 발행주식총수 요건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게끔 법이 바뀐 것이다. 현대공업은 진작 전자투표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감사 선임을 위해 넘어야 하는 두 개의 장애물 중 하나를 이미 넘었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안건 처리를 위해선 소액주주 등 기타 주주들의 지지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말 기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4.07%다. 강 대표의 작은아버지인 강성모씨가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작년보다 일부 낮아졌지만 큰 차이는 없다.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는 지분은 39.12%다.
현대공업 관계자는 "작년 말에 상법 개정으로 감사 선임 기준이 완화됐다"며 "올해는 가결이 가능할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감사가 장기 재직하면서 경영진에 대한 감시나 견제 등 본래의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공업은 전문경영인인 이용희 사장이 회사를 이끌지만 최대주주인 강 대표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며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특히 올해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이채식 후보는 강 대표보다도 재직 기간이 긴 인물이다. 1984년에 입사해 2016년 회장과 2017년 고문을 지내고 퇴직했다. 회사 업무 관련 전문성을 갖춘 반면 '독립성' 관련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사회는 이 후보를 추천한 배경에 대해 "과거 35년간 축척된 노하우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회사가 지속 성장함에 있어 관리 감독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