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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초활황 속 증권업 디스카운트 심화 [Rating & Price]고금리 발행, 약세 거래 누적 영향…업종 선호도 저조, 상대적 저평가 측면도

김수정 기자공개 2021-03-22 13:33:1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9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이 이례적인 활황기를 보내는 동안 증권사 디스카운트 기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KB증권과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은 실제 유효등급보다 2노치 낮은 채권내재등급(BIR)을 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의 회사채 가격도 자체 신용등급보다 1노치 낮은 등급 회사채 평균 가격에 준한다.

증권채 디스카운트 배경엔 업종에 대한 저조한 선호도와 개별 회사의 발행·거래 동향, 최근 회사채 시장 활황 등이 맞물려 있다. 업황 불확실성이 큰 증권업은 채권시장서 인기가 없는 편이다.

몇몇 증권사는 고금리 신규 발행, 유통시장 내 약세 거래 누적 때문에 몸값이 점점 떨어졌다. 올 들어 강세 발행이 이어지면서 증권채 금리가 동일등급 평균 대비 높아진 측면도 있다.

◇다수 증권사 BIR, 신용등급 1~2노치 하회

19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유효 신용등급 AA+를 보유한 KB증권은 BIR이 전날 기준 AA-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KB증권 BIR은 유효등급과 동일한 AA+였다. 그러나 6월 AA0로 하락한 데 이어 이달 들어 AA-까지 떨어졌다.

KB증권뿐 아니라 다수 증권사가 실제 신용등급보다 낮은 BIR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증권(AA+)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BIR이 실제 신용등급보다 2노치 낮은 AA-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까진 신용등급과 동일한 AA+급으로 평가됐지만 이후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신증권(AA-) BIR도 실제 신용등급보다 2노치 낮다. AA-였던 BIR은 지난해 7월 A+로 하락한 데 이어 8월 A0까지 낮아졌다. 올 초 A+로 반등했지만 1개월여 만인 지난달 중순 다시 A0로 내려왔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AA0 등급 증권사들은 BIR이 신용등급보다 한 노치 낮은 AA-에 형성돼 있다. 이 밖에 메리츠증권(AA-), 한화투자증권(A+), SK증권(A0) 등도 신용등급보다 한 노치 낮은 BIR을 달고 있다.

신용등급보다 높은 BIR이 매겨진 증권사는 없다. 다만 NH투자증권(AA+)과 하나금융투자(AA0), 키움증권(AA-) 등이 실제유효등급과 동일한 BIR을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 발행·약세 거래 누적…회사채 시장 강세 영향도

BIR은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채권금리를 바탕으로 산출한 값이다. 보유한 신용등급보다 고평가되고 있는 기업은 BIR이 신용등급보다 높게 나타나고 그 반대의 경우 BIR이 유효등급보다 낮다. BIR이 신용등급보다 2노치 낮다는 건 해당 기업 회사채 가격이 실제 신용등급보다 2노치 낮은 등급 채권 가격 수준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회사채 디스카운트의 기본 원인은 채권시장서 다른 업종 대비 선호도가 낮은 증권업 자체 특성에 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가 크고 시장 변동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 업종이라 타업종보다 발행이나 유통 면에서 모두 강한 편이 아니다"라며 "유동성이 큰 덕분에 기업어음(CP), 전단채 등 단기채 시장에서 인기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미매각으로 고금리 발행을 하면서 평균금리가 상승했다. 당시 수요예측에 청약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아 등급금리에 희망 가산금리 밴드 상단인 60bp를 더한 2.077%에 1000억원을 발행했다. 이는 A0급 회사채 금리에 가까웠다. 라임 사태와 증시 변동성,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의 '나인원한남' 부동산세 부담 등이 투자수요를 억눌렀다.

KB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앞선 회사채 발행에서 기준점 대비 오버 금리에 신규 발행한 이력이 있긴 하나 가산금리 폭이 크진 않았다. 고금리 신규 발행 때문이라기보단 오히려 유통시장에서의 약세 거래가 누적되면서 스프레드가 점차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공모채를 발행한 기업들이 대부분 강세 발행에 성공한 까닭에 상대적으로 증권채 값이 떨어지는 효과도 있었다. 시장 관계자는 "BIR은 발행사들 간 우열을 가리는 상대평가 성격이 있다"며 "동일등급 내 강세 발행한 발행사가 많아지면서 등급 평균 금리가 낮아질 경우 금리가 애매한 수준인 발행사는 BIR이 아래등급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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