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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롯데온 구원투수' 이베이서 데려오는 까닭은 신임 대표에 나영호 본부장 내정, 이커머스 사업 혁신 절실

정미형 기자공개 2021-03-29 08:02:4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6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에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주주들께 송구하다. 외부 전문가를 도입해 그룹 역량을 강화하겠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롯데온에 대한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롯데온 신임 대표에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 내정됐다. 외부 인물이라도 구원투수 삼아 롯데온에 대한 심폐소생을 성공해내겠단 절실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6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쇼핑의 온라인플랫폼인 롯데온 신임 대표로 나 본부장을 내정했다. 지난달 조영제 전 롯데온 대표가 사임한 후임으로 오게 된 것이다. 나 내정자는 1996년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입사해 LG텔레콤을 거쳐 이베이코리아에 몸담아왔다.

그간 롯데지주는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롯데온 신임 대표를 물색해왔다. 이베이코리아는 물론이고 에스에스지닷컴 등 국내 이커머스 주축들을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의 성공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온은 현재 좌초 위기에 놓여 있다. 큰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통합 플랫폼으로 출범한 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온은 출범 이후 예상보다 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오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소비로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지만 롯데온은 이 같은 흐름에서 비껴있다. 롯데온 이후 거래금액은 약 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쉽게 말해 시장의 이커머스 주요 플레이어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쿠팡이나 네이버 등에 가려진 상태다.

롯데지주는 조 전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자체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외부 인사 수혈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쿠팡의 독점에 가려져 있지만 엄연한 시장 3위 사업자다. 어느 측면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 중 유일하게 흑자가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쿠팡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연간 거래액도 20조원으로 쿠팡과 대적할만하다. 지난해 쿠팡 거래액은 22조원이다.

롯데온이 이베이코리아 출신을 내정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가 쿠팡처럼 상품 직매입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풀필먼트(물류관리) 사업 등으로 확대하지 않을 거라면 이베이코리아처럼 내실을 챙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셈법도 깔려 있다.

이는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해도 이베이의 DNA를 롯데온에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전략이기도 하다. 특히 나 내정자의 경우 같은 롯데 출신 인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롯데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이 어느 지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 성공적인 재출범을 하는데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아직 최종 선임까지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지주 쪽에서 공석인 롯데온 수장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신임 대표가 오면 사업의 원소속인 롯데쇼핑으로 다시 공이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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