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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티에스이 오너 2세, 증여지분 차익실현 '눈길'권상준 대표, 딸·조카에 170만주 증여, 지난해와 올해 수십 차례 매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1-04-02 07:17:0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반도체 소모품 제조기업 '티에스이'의 창업주 2세들이 증여지분을 잇따라 매도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메모리 검사 물량이 많이 늘어나면서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어서다. 장기적으로 승계를 대비한 재원마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티에스이 창업주 권상준 대표의 두 딸과 조카는 2018년 증여받은 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권 대표는 2018년 11월 장녀 권은지 씨, 차녀 권유영 씨, 조카 권도훈 씨에게 각각 77만주(7%), 77만주(7%), 2만7000주(0.24%)를 각각 증여했다. 증여주식의 주당 단가는 7272원이다. 권은지 씨와 권유영 씨는 각각 56억원, 권도훈 씨는 2억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수증했다.

특히 장녀 권은지 씨의 매도세가 두드러진다. 주식을 증여받은 이듬해인 2019년 초부터 꾸준하게 본인 지분을 유동화했다. 다만 2019년은 티에스이의 주가가 8000원에서 9000원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주로 100주 단위의 소량 매도를 꾸준히 이어가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주가가 1만4000~1만5000원대로 뛰면서 매도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매달 수차례 매도를 이어가던 권 씨는 지난해 5월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시점(5월 23일)에 5만주 가까이를 주당 1만9000원에 장내매도하면서 약 6억원 가까운 차익을 남겼다. 그동안의 매도물량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이다. 매도 전인 5월 18일께 티에스이는 약 40만주(68억원)의 자사주 처분 공시를 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 매도세는 다소 주춤하다. 권은지 씨는 주가 고공행진이 이어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5차례 약 3300주를 매도하는 데 그쳤다. 티에스이 5만원 후반에서 최고 7만원까지 상승했을 시점이다. 수십 차례 매도로 3월 초 기준 권은지 씨의 지분은 3.61%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차녀 권유영 씨는 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고점인 상황에서 증여지분을 효과적으로 매도했다. 권 씨는 지난해 1월 티에스이 주가가 1만5000원대로 가파르게 상승할 때 7만2000주가량을 매도했다. 이어 올해 1월 주가가 5만2000~5만9000원 선으로 크게 상승했을 때도 1만8000주가량을 매도했다.

지금까지 9만주가량을 매도해 10억원 가까운 차익을 봤다. 권도훈 씨 역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고점구간에서 소규모 매도를 15회 차례 진행, 수억원의 차익을 봤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권 대표의 ‘경제 교육’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딸과 조카에게 선제적으로 증여를 하고 이를 자산증식의 기회로 삼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권 대표가 1958년생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수증자들의 나이가 현재 만 34세에서 만 29세로 많지 않아 당장 증여나 상속에 대비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이유에서다.

자녀들이 아직 경영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권 대표의 자녀 모두 회사에 입사하거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2년 새 가장 효율적으로 자산증식을 한 수증자는 조카 권도훈 씨다. 권은지 씨는 30만주를 매도해 20억원의 차익을 얻어 주당 평균 6700원 이익을 냈다. 권유영 씨는 14만6000주를 매도해 주당 평균 7534원의 차익을 얻었다. 반면 9000주를 매도한 권도훈 씨는 주당 4만4000원의 차익을 봤다. 수증 주식은 가장 적었지만 가장 고점일 때 효율적으로 팔았다는 방증이다.

아직 잔여 증여분이 넉넉하고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후속 매도에 따른 현금화 역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향후 승계재원을 마련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티에스이가 실질적인 지주사로서 타이거일렉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고 반도체 업황의 전망이 밝기 때문에 그룹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승계재원 역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사전증여에 따른 자산증식은 미래 기업승계를 위한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티에스이 관계자는 “2018년 최대주주 권 대표의 증여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최근 주식 매도는 수증자 개인의 자산 활동일 뿐 회사 정책과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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