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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대한해운]재무 개선 시동, 증자 통해 차입구조 바꿀 수 있을까수년째 단기채 시장 의존, 신용등급 필요성 절실…'재무통' 김만태 사장 지휘

유수진 기자공개 2021-04-12 13:22:0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6: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 소속 벌크선사 대한해운이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에 시동을 건다. 부채비율을 낮추고 이자비용을 줄여 신용등급 획득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현재 대한해운은 회사채 신용등급이 소멸된 상태다.

신용등급을 받으려는 건 차입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그동안 대한해운은 단기차입에 의존해 운영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렇다보니 끊임없이 차환을 반복해야 해 장기적인 재무전략을 짜기가 불가능했다. 연내 신용등급을 받아내 장기채를 발행하는 등 보다 안정적으로 재무상태를 관리해 나가는 게 목표다.

대한해운은 최근 19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로 돌리는 방식이다. 오는 6월 중 청약을 실시하고 납입과 신주 상장까지 모두 마친다. 주관사 총액인수 방식으로 자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전액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사실 자금 조달 자체보다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이 찍혀있다. 자본을 확충하고 부채를 줄여 부채비율을 낮추려는 의도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건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유상증자 후 부채비율은 292%에서 219%로 73%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산출된다. 특히 차입금 감소로 연간 900억원 수준인 이자비용도 1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해운이 재무 개선에 팔을 걷어붙인 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이다.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장기채 발행이 가능해져야 불안정한 재무상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한해운은 차입구조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방법을 고민 중이다.

그간 대한해운은 단기채 시장에서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왔다. 2017~2018년 한진해운 컨테이너사업(현 SM상선)을 영업양수할 당시 몇 차례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진 탓이다. 당시 신평사들은 대한해운이 SM상선에 대한 지원 부담을 지는 등 재무 위험이 높아졌다고 봤다. 스팟 비중 확대와 컨테이너선 도입이 사업적 불확실성을 키울걸로 전망했다.

직접적으로 심각성을 체감한 건 작년 상반기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며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운영자금을 3개월 단위로 빌리다보니 돌아오는 만기에 맞춰 차환을 추진하기도 벅찼다. 증권사에서 자금 회수 연락이 오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2018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CP를 50여 차례, 전단채를 40여 차례 발행했다. 만기는 대부분이 3개월이지만 짧게는 12일, 길게는 1년까지다. 1년 이상은 전무하다. 작년 말 기준 3개월 내 만기가 돌아오는 미상환 CP 잔액은 510억원, 단기사채와 회사채 잔액은 각각 300억원, 173억원이다.


김만태 사장은 현재의 차입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비슷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또 다시 재무적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자 이번 유상증자를 준비했다. 성공적인 자본확충이 회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때마침 SM상선도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등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김 사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재무통이어서 이번과 같은 판단이 가능했던 걸로 보인다. 작년 2월 대한해운에 합류한 김 사장은 오자마자 CFO격인 경영관리본부장을 맡았다. 경영관리본부 산하에는 재무실과 기획관리실이 있어 회계와 자금, 기획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이후 입사 7개월 만인 작년 9월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CEO로 옷을 갈아입었다. 현재 CFO는 박성호 재무실장(상무)이다.

이전 직장인 HMM(옛 현대상선)에서도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부산신항만 CFO를 지냈고 2018년부터 HMM 재무본부장과 경영관리본부장을 맡았다. 1989년 1월 HMM에 입사해 31년을 내리 근무한 해운전문가로서 선대 확장 등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서도 재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해운시장이 개선되고 SM상선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정공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며 "대한해운 펀더멘털에 변화가 생기면 신용등급 개선이 가능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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