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4월 13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회장 및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임원 해임소송 결과가 조만간 나온다. 늦어도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에서 신동주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한국서 뇌물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원직에 오를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한국서 유죄판결을 받은 건 정치적인 이슈 때문일 뿐 개인의 비위 행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임원해임 소송을 제기한 건 지난해 7월 말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주주총회가 끝나고 한달 뒤 시점이다. 당시 신동주 회장은 정기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한국 국정농단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을 이유로 임원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냈지만 부결됐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임된 것은 물론 단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추대됐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롯데홀딩스의 주요주주로 종업원지주회 및 임원지주회 등이 있기 때문에 이와 연합한 신동빈 회장 측을 표대결에서 이기기 어려웠다. 신동주 회장이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재입성 하는 안건이 번번이 부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임원해임 소송은 일본 상법에 따른 조치다. 위법행위가 있는 임원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주주들은 언제든 해임요구를 할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


또 일본 상법 854조에는 이사를 해임하는 의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경우 주주는 주총일로부터 30일 내 법원에 소를 제기해 이사의 해임 판단을 요청할 수 있게 돼 있다. 법상 이사로 적합하지 않은 사유는 직무집행에 관해 부정행위 또는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하는 중대한 사실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꼽힌다.

신동주 회장은 2017년 한국서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으로 신동빈 회장이 유죄가 확정됐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2019년 10월 대법원은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인정하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종확정 했다. 실형은 면했지만 유죄가 인정되면서 처벌을 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직도 줄줄이 사임했다.

한국서 처벌받은 사례지만 한국과 일본의 지배구조가 얽히고 설켜 사실상 한몸으로 경영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일본 롯데홀딩스의 사내이사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한국서 받은 처벌이 개인의 일탈이나 비위행위 때문이 아닌 '정치적 문제' 때문에 불거진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신동빈 회장 대리인이 낸 서면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이 한국서 받은 유죄판결은 '정권교체 및 재벌비판'과 같은 특수한 사정을 배경으로 내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뇌물죄 등 유죄 판결의 근거를 정치적 문제로 치부한 셈이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이 한국서 받은 유죄판결을 '임원자격'을 논하는 잣대로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결국 공은 일본법원으로 넘어갔다. 기업인에 대한 법률적 정당성을 엄격하게 따지는 일본 특유의 기업문화를 고려하면 신동주 회장 의견을 받아들일 여지도 있지만 일본에서 벌어진 범법행위가 아닌 만큼 그대로 적용하기 무리가 따른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는 비위행위가 없었기 때문에 신동주 회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긴 어려울 것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소송 판결은 이달 말께 윤곽을 드러낸다. 신동빈 회장은 두어달 간 일본에 체류하다 지난주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에서 재판결과를 받아들게 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조만간 소송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고 있지만 판시가 어떻게 정리가될지 알 수 없다"면서도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어떤 불법적인 일이 벌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