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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수소사업 전략]밸류체인 구축…현대오일뱅크·한국조선해양 주축①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 원스톱 체제 목표…계열사 보유역량·ESG경영 접점

이우찬 기자공개 2021-04-27 08:31:56

[편집자주]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몇 년간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18년 지주사 체제 개편, 2019년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출범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및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노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꿈꾸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사업 계획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는 초읽기에 들어간 수소경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SK·포스코 등 대기업 중심으로 수소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다. 수소 관련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기업에 지분투자를 하고, 대기업 집단끼리 협업에 나서는 등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시장은 2050년 2조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심지어 골드만삭스는 세계 수소시장 규모가 오는 2050년 12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조선업으로 성장한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수소사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지난달 그룹이 발표한 미래성장계획의 주제는 '수소사업 밸류체인'이다. 21페이지 분량의 자료에서 방점은 '밸류체인'에 찍혀있다. 그룹 계열사 역량을 한데 모아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조선해양·현대오일뱅크 중심 밸류체인 구축 밑그림

현대중공업그룹 수소사업 밸류체인의 두 축은 '에너지'와 '친환경 선박'이다. 각각 현대오일뱅크와 한국조선해양이 주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등 친환경 사업 강화로 정유 매출 비중을 줄이고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환을 꾀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개발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기술을 확보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블루수소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해상풍력, 수전해 기술을 융합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를 운반하는 선박 등을 개발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사업은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와는 다소 차별점이 존재한다.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경우 수소 저장, 운송용 철강재를 개발하는데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암모니아 수소 추출 기술개발과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수소사업 계획을 그리고 있지만 수소의 유통·판매까지는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기업 특성상 수소전기차 양산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이 수소사업의 주된 내용이다. 수소의 유통·판매 등 최종소비자인 엔드유저까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충전소 사업을 진행 중인 현대오일뱅크를 통해 수소 판매까지 가능한 밸류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SK그룹과 유사하다. SK그룹도 부생수소 생산(SK가스·SK인천석유화학)-액화수소 운송·유통(SK E&S)-수소 판매(SK에너지) 등 그룹 차원에서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수소사업의 또 다른 차별화 지점은 그룹의 본령이라 할 수 있는 '조선업'에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운반 선박, 수소연료추진 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조선업 기반이 아닌 다른 그룹은 시도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수소사업과 계열사 역량 접점...ESG경영에도 부합

현대중공업그룹이 수소사업에 뛰어든 것은 계열사 역량을 수소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소사업 밸류체인의 중심은 수소의 생산, 운송, 유통에 얽혀 있는 현대오일뱅크와 한국조선해양이다.

그러나 수소 밸류체인의 '활용' 측면에서 다른 계열사들의 역할도 기대된다. 현대일렉트릭은 수소 연료전지 발전에서, 현대건설기계는 수소 지게차, 수소 굴착기 개발 등에서 밸류체인 확장을 가능케 할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갖고 있는 친환경 선박 제조 역량과 정유화학(현대오일뱅크) 쪽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부생수소의 생산, 유통 역량 등이 수소사업이랑 잘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은 재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라는 열차에 올라탄다는 의미도 지닌다.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관련 사업의 경우 환경 규제가 심화되고 있는 조선업 상황을 고려하면 ESG 경영을 강화하는 데에도 부합한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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