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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반도체 쇼티지 점검]'20년 R&D 공력' 트루윈, EV 시장 올라탔다①남용현 대표 변위센서 외길 연구 덕,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공급망 확보

조영갑 기자공개 2021-04-23 09:37:07

[편집자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수요예측 실패와 글로벌 시장 내 부족 현상으로 물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 역시 비상등을 켜면서 팹리스 등 반도체 개발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직은 센서칩 위주로 편중돼 있지만, MCU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1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용 센서 전문업체 트루윈이 전기차(EV) 시장의 개화를 맞아 차량용 전장 센서시장의 신흥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20년 이상 차량용 센서 연구에 매진한 남용현 대표(사진)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전기차 관련 센서 공급이 급증, 글로벌 EV 시장까지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루윈은 최근 현대차 및 기아차의 EV 모델에 SLS(Stop Lamp Switch)를 독점 공급하면서 매출을 늘리고 있다. SLS는 브레이크 페달의 움직임을 감지해 차량 브레이크 램프 점등 신호를 출력하는 비접촉식 스위치 센서다. 기존 기계식 스위치와 비교해 물리적 마모와 접점 불량이 없어 EV에 특화된 센서란 평가를 받는다.

트루윈이 공급하는 브레이크 센서 모델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외 EV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아이오닉5'와 'EV6'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해 출시한 첫 모델이다. 전장 등의 부품을 최소화, 집적화해 기존 EV 대비 우수한 공간효율을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EV 야심작인 아이오닉5와 EV6에 브레이크 센서를 독점 공급했다는 것은 EV 플랫폼 시장에서 트루윈의 센서 개발역량을 검증받은 것"이라면서 "EV는 출력의 특성상 에너지 효율이 가장 중요한데, 트루윈은 그동안 자체 개발을 지속해 오면서 EV에 특화된 센서기술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말 트루윈이 중국 최대 EV 메이커 ‘니오(NIO)’에 공급선을 마련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니오는 중국의 테슬라(Tesla)로 불리는 기업이다.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거대 테크(tech)기업들의 투자와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단기간에 세계적 기업으로 변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루윈은 지난해 4분기 니오와 브레이크 페달 센서(BPS)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해 초 BPS 초도물량을 공급, 니오 향 첫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BPS 공급을 확대해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주요 메이커인 포드(Ford)가 생산하는 일부 EV 모델 향 BPS 물량 역시 확보해 글로벌 EV 양대 시장에 마수걸이했다는 평가다. 정확한 공급량과 계약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메이커의 '러브콜' 배경엔 남용현 대표의 R&D 뚝심이 한몫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SDI와 현대기아차 주요 협력사인 동희산업 연구소장 출신인 남 대표는 20년 넘게 차량용 센서 기술 연구에 집중한 센서업계의 장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03년 트루윈의 전신격인 트루윈테크놀로지(트루윈테크) 대표이사를 거쳐 2006년 트루윈을 설립하면서 독자적인 센서기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단일 반도체(One-chip)인 ASIC 설계가 가능한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다만 트루윈 창업 과정에서 전신 트루윈테크의 상장폐지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는 '오점'으로 남아있다.

남 대표는 2006년 당시 트루윈을 창업하면서 기보유 트루윈테크의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권을 넘겼다. 이어 2008년 트루윈테크의 물적분할 IT사업부(에스엘에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연구 재원을 인수했다. 이후 존속법인 트루윈테크(스톰이앤에프)에 수차례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고, 자본잠식에 이은 상장폐지까지 이르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트루윈테크 지분 양도 과정에서 남 대표는 약 5억원의 과징금 및 단기매매차익 반환 처분을 받기도 했다.

트루윈은 매년 총매출액 5~6%에서 많게는 10%가량의 연구개발비를 꾸준하게 투입하면서 핵심기술인 ‘변위센서’를 비롯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2018년 17억원, 2019년 15억원, 2020년 21억원 등 점차 비중을 늘려가면서 브레이크 센서에서부터 카메라, 이미지 센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변위센서는 EV 운전자가 특정 장치를 구동했을 때 세기와 압력 등을 센서가 측정해 전기적 신호로 변환한 후 ECU(Electronic Control Unit)로 전송하는 센서다.

변위센서를 기반으로 다수의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한 덕에 트루윈의 실적은 상승세를 걷고 있다. 2018년도 336억원의 기록하고도 12억원의 순손실을 낸 트루윈은 2019년 매출액 296억원, 순손실 3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액 377억원, 영업이익 13억원(순이익 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꾸준한 R&D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부터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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