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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회장'이 온다 [thebell note]

조은아 기자공개 2021-04-27 08:17:0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회장으로 돌아온다. 5월1일 LX그룹이 출범하면서 ‘고문’을 떼어내고 ‘회장’ 직함을 단다. 1985년 LG그룹에 입사해 무려 36년 만에 처음으로 그룹 총수에 오르는 셈이다.

구 고문이 이끄는 LX그룹은 자산 7조6000억원 수준으로 재계순위 50위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큰 규모로 출발했던 GS그룹이나 LS그룹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유는 구 고문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구 고문이 LG그룹에서 쌓은 경력은 그 누구보다 화려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상사, 전자 등 내로라하는 핵심 계열사를 거치면서 성과를 냈다. LG디스플레이를 업계 1위에 올려놨으며 혁신이 절실했던 LG전자에 구원투수로 투입돼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하는 데 일조했다. 당시 그가 강조했던 ‘독한 경영’은 ‘인화’를 강조하는 LG그룹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LX그룹 출범은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디데이(D-DAY)를 기다리는 지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쉽지 않은 과제가 산적한 탓이다.

LX그룹으로 편입되는 회사는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판토스 등 5개다. 최종 결정은 가족회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5개사 모두 실적과 전망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수십년을 재계 4위 LG그룹에 몸담던 구 고문에게 아쉬움이 없을 리 없다. 회사를 키워 아쉬움을 없애는 건 구 고문의 몫이다.

승계 작업도 시작해야 한다. 구 고문의 외아들 구형모씨는 현재 LG전자에 몸담고 있다. 구씨는 사촌형인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비교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구 회장이 일찌감치 후계자로 주목받으며 경영수업을 받았다면 구씨는 나이도 어린 데다 승계와도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준비된 후계자를 세상에 내놓는 것 역시 주어진 과제다.

하루아침에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LG’라는 안락한 우산에서 나와야 했던 조직원들의 허탈함을 달래는 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하나하나 돌파해야 할 일들과 비교하면 지금 한창 시끄러운 한국국토정보공사와의 사명 분쟁은 오히려 부수적인 것으로도 여겨진다. LX가 됐든 뭐가 됐든 이름은 이름일 뿐 아니겠는가.

구 고문은 형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과는 다른 용장(勇將) 스타일이다. 한번 붙은 싸움에서 좀처럼 물러서는 일이 없는 전투형이라고도 전해진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앞으로 그가 전투력을 발휘할 일이 많다. 흔히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들 한다. 구 고문은 1951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71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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