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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재무 점검]'곳간 여는' 동부건설, 유동성보다 '성장' 방점차입규모 2배 증가, 자체사업 재개 영향…수주잔고 4.7조 확보

고진영 기자공개 2021-04-28 13:32:46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건설이 보수적 레버리지 기조에서 벗어나 적극적 투자 확대로 태세를 바꿨다. 법정관리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낸 만큼 경영전략의 방향성도 내실 다지기에서 ‘재도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자체사업을 위한 토지매입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늘긴 했으나 대형 프로젝트가 실적으로 반영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은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동부건설은 2020년 말 연결기준으로 총차입금이 18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939억원)과 비교할 때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주택사업 확대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증가, 리스부채 반영(428억원)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8.6%에 불과하다. 작년 4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통해 100% 자회사 ㈜더파크의 단기차입금을 대체함으로써 만기구조가 전년 말보다 분산됐다. 현재 장단기차입금에 대해 장부가액 806억원(설정금액 1133억원)의 담보를 제공 중이다.


순차입금의 경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2020년 말 동부건설의 순차입금은 828억원으로, 2015년부터 유지해온 순현금 상태가 5년 만에 끊겼다. 차입규모가 늘었을 뿐더러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19년 2243억원에서 지난해 1055억원으로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520억원을 보인 영향이 컸다. 그동안 닫아뒀던 주머니를 차츰 열고 있는 모양새다.

동부건설은 2016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로 곳간을 살뜰히 챙겨왔다.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일부 채무를 탕감받은 데다 레버리지 전략을 신중하게 짠 점도 한몫했다. 실제 2018년말 기준 총 차입금은 66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유동성은 차곡차곡 쌓았다.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는데 대표적으로 동부하이텍 지분 매각이 있다. 동부건설은 동부하이텍 매각으로 2017년 800억원의 이익을 기타이익으로 벌어들였다. 이렇게 유동성을 확보한 덕분에 2018년말 부채비율은 9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공격 경영으로 스탠스가 바뀐 것은 2019년부터다. 주택개발을 위해 부지를 사들이면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재고자산의 건설용지 계정에 685억원이 잡혔다. 대상 부지는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631-40번지 일대 토지로 14만1147.6㎡ 규모다.

자회사인 더파크가 시행을 맡고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는 구조인데, 시행사 지분을 100% 보유 중인만큼 사실상 자체 사업과 다름없다. 7년만에 개발부지를 확보해 주택개발에 나선 셈이다. 준공은 내년 말 즈음으로 전망된다.

동부건설은 오랜만에 추진하는 자체 주택개발 프로젝트를 필두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019년 매출 1조원대로 6년 만에 재진입하며 부활을 알린 이후 2019년 1조1554억원, 2020년 1조2146억원 등 우상향 그래프가 계속됐다.


M&A를 통한 외형 성장 전략도 진행 중이다. 현재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진중공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이 마무리되면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 발행 주식의 66.85%를 손에 넣어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자금조달 구조 등에 따라 동부건설의 차입부담이 확대될 수 있으나 추후 주택사업 등으로 벌어들일 이익 유보를 감안하면 대응 능력은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실제 작년 말 기준으로 동부건설의 수주잔고는 자체사업을 포함해 4조7332억원, 연간 매출액의 4.5배 수준이다. 소규모 재건축사업 수주 확대에 따라 신규수주에서 건축공사 비중이 80%를 웃돌고 있다.

동부건설은 2016년 회생절차 종결 이후 공공매출 비중이 축소된 반면 민간주택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원가율이 개선추세를 그리는 중이다. 2020년 건설부문 원가율은 전년 대비 1.4%포인트 개선된 89.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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