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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없는 기업집단' 쿠팡, 효익 '김범석'에 몰린다 '혈족' 특수관계인 재직, 사익편취·안전재해 처벌 등 면제 누려

최은진 기자공개 2021-04-29 13:45:1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3: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다' 쿠팡이 총수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창업주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드러나지 않는 지배자가 됐다. 올 초 쿠팡의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나면서 경영상 재해 등 책임에서 한결 자유로워졌다. 총수 없는 기업집단 지정으로 그 효익을 김 의장이 누리게 된 셈이다.

공정위는 쿠팡의 지배력이 사실상 김 의장에게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규제 실효성을 이유로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했다. 동일인을 자연인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할 경우 대표적으로 면제되는 규제가 '사익편취'다. 쿠팡을 이용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자와 그 특수관계자들이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사익'을 챙기더라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


현재 쿠팡에는 김 의장의 동생과 처제가 근무하고 있다. 주요 임원 직급은 아니라고 밝히긴 했으나 각각 억단위 연봉을 취하고 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면 이들은 특수관계자로 엮이게 된다. 그러나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이들과 거래 관계 등은 감시대상에서 배제된다. 김 의장과 특수관계자들이 개인적으로 법인을 차려 쿠팡과 거래를 해도 감시하기 어렵다.

물론 쿠팡 내에서 '불공정거래' 관련 규제 및 감시는 작동된다. 다만 이는 쿠팡과 그 계열사 및 관계사간 거래관계를 문제로 삼는다. 실질적으로 이 거래가 누구에게 향하는지 들여다 보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사익편취 규제 제외 효과는 사실상 지배자인 김 의장이 누리게 되는 셈이다. 결국 김 의장은 쿠팡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규제에서 비켜나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한국서 발생하는 실익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쿠팡은 현재 한국사업에 확고한 지배력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에 버금갈 정도의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수십조원의 현금여력도 생겼다. 이를 기반삼아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여기서 창출된 실익이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로 유입되고 배당 및 우선주 등의 형태로 김 의장을 비롯한 해외 투자가들에게 흘러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수 및 국내 인프라를 기반으로 삼은 유통기업 재원이 해외로 넘어가게 되는 첫 사례인 점도 주목된다. 한국GM·에쓰-오일 등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기존 외국계 기업의 경우 해외기술이 근간이 된 굴뚝산업이라는 데서 상황이 다르다. 쿠팡의 자본력이 애초 해외 투자가들을 기반으로 삼았다는 데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공정거래 규제 및 노무·환경 재해 관련 처벌도 김 의장은 회피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가 보도자료를 통해 적시했듯 김 의장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형사처벌 및 제재에 어려움이 따른다. 더욱이 올 초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고 이사회 의장으로만 남아 경영상 책임에서도 자유롭다.

수년여 전부터 끊임없이 시도됐던 김 의장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출석 요청도 이젠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 안전재해와 관련해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규제에서도 김 의장은 경영진이 아닌 만큼 피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김 의장은 지배자로서 쿠팡에 군림하면서 모든 법적 책임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위험의 외주화'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 셈이다. 쿠팡 입장에서는 '총수 리스크'를 회피했다는 의미 외에 크게 효익이 될 부분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일인이 자연인이 아닐 경우 사익편취 규제가 면제되는 건 사실이지만 불공정거래 등은 다른 기업집단과 마찬가지로 규제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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