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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스토리' 만드는 PEF 운용사 [thebell note]

노아름 기자공개 2021-05-07 08:08:36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일PwC가 지난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내놓은 주제는 'ESG와 기업경영 및 공시변화'. 기업과 투자업계 관계자 1000여명이 참석해 ESG 도입시 고려할 상황과 글로벌 동향을 공유했다. 발표가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활발한 댓글 참여도 이뤄졌다. 투자업계의 트렌드로 ESG가 급부상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ESG는 모두가 생각하고 가져가야하는 '상수'가 된 모습이다. ESG를 자문영역으로 포섭하려는 자문사 뿐만 아니라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가 느끼는 ESG 중요성은 매우 커지는 분위기다. 펀드의 '결성-투자-청산' 사이클을 이어가야하는 PEF 운용사에게 ESG는 곧 생존의 문제다.

돈줄을 쥔 출자자(LP)가 ESG를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운용사는 저마다 투자대상 기업의 ESG 지표를 끌어올리고 하우스 내부의 ESG 기준도 확립하고 있다.

이는 차별화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을 포함한 PEF 운용사들은 별도의 팀을 구성해 ESG 지표로 투자대상을 걸러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를 지향하는 UN책임투자원칙(UNPRI)에 가입한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새삼 재조명받기도 한다.

가장 큰 차별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스토리라인 구축 작업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다. 대체로 인수 이전 ESG 지표가 좋지 않았던 피투자기업을 PMI를 통해 '착한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스토리가 일반적이다. 운용사 내부에서도 성비균형과 장학재단 등 사회공헌 활동, 그리고 지분분산 등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막론하고 개선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PEF 업계가 자발적으로 ESG 개선에 나선 모습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미리 해외 사례를 참조하고 토론을 통해 기준을 마련하는 모습은 우수사례로 언급되기에 마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익을 위한 투자가 아닌 내세우기식 ESG 홍보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ESG가 과연 새로운 것이냐는 불만도 크다. 기존에도 기업의 갑질과 환경오염 등 사회문제를 일으킨 포트폴리오에 대한 관리책임을 물었던 것이 일반적이고, 운용사 지분분산과 양성평등 이슈도 이미 수년 전부터 LP들의 지적사항이었다. ESG가 키워드로 떠오르자 그제야 비재무적 스토리 만들기에 나선 PEF 운용사들의 모습이 씁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PEF 운용사들의 ESG 개선 움직임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화려한 겉포장을 떼어내고, 투자의 본질에 집중한 운용사가 조명받을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투자를 통한 유무형의 기업가치 개선, 이익의 공정한 배분 등 기본적인 지표들이 제대로 조명된다면 운용사의 ESG 스토리 정립과 평가가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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