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플레이스, 앵커에쿼티 '고가매입' IPO 걸림돌 2년 전 4500억 밸류로 인수, PER 20배…1호 교촌F&B는 12배로 상장
이경주 기자공개 2021-05-11 13:06:45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썸플레이스가 기업공개(IPO)를 선언했지만 주관 후보들은 딜 수임 의지가 크지 않다.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종 매력도(커피 프랜차이즈)는 낮은 반면 대주주가 기대하는 몸값은 시장 눈높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투썸플레이스는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에쿼티)가 2년 전 4500억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인수했다. 사모펀드는 차익실현이 최상위 경영목표다. 매물을 매입가보다 비싸게 팔아야 한다. IPO 밸류가 4500억원을 상당히 상회해야 한다.
그런데 비슷한 순이익을 내는 프랜차이즈 1호 IPO 교촌F&B가 3000억원 밸류에 상장했다. 앵커에쿼티와 공모투자자들이 생각하는 밸류 간에 괴리가 클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는 애초 앵커에쿼티가 비싼 가격에 투썸플레이스를 산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앵커에쿼티, 지분 100% 확보에 4530억 투입
투썸플레이스는 본래 CJ그룹 계열사 CJ푸드빌의 사업부문이었다. CJ푸드빌은 재무개선을 위해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로 분리해 2018년, 2019년, 2020년 세차례에 걸쳐 지분 100%를 앵커에쿼티 등에 매각했다. 특이한 점은 3년간 매각 밸류가 4500억원대로 동일했다는 것이다. 매도자나 매수자 한쪽이 특정 가격을 고집했을 가능성이 있다.
첫 거래는 물적 분할 직후인 2018년 2월 이뤄진 프리IPO다. 구주 3만2500주를 1300억원에, 신주 1만2500주를 500억원에 매각했다. 주당 가격이 400만원이었다. 전체 주식수(11만2500주)의 40%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전체 거래액은 1800억원이다. 100%로 환산한 밸류는 4500억원이다.
당시 CJ푸드빌은 앵커에쿼티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이 인수자라고 밝혔는데 개별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CJ푸드빌만 지분율이 100%에서 60%로 하락한 것으로 공시했다.
2019년 6월 진행된 경영권 거래에서 앵커에쿼티 등이 특수목적법인(SPC)인 텀블러 아시아(Tumbler Asia)를 통해 투자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대주주 지분율 변화내역이 공시 사항인 덕이다. CJ푸드빌은 잔여 지분 60% 가운데 45%를 텀블러 아시아(Tumbler Asia)에 2025억원에 매각했다.
더불어 기타주주도 기존 지분 20% 가운데 8.89%를 텀블러 아시아 매각했다. 이에 텀블러 아시아 지분은 직전 20%에서 73.89%로 53.89%(45%+8.89%) 포인트 상승했다. 당시도 주당 거래가격(400만원)과 전체 주식수(11만2500주)가 동일했다. 즉 밸류가 4500억원이었다.
세 번째 거래는 2020년 7월에 있었다. CJ푸드빌이 잔여 지분 15%를 710억원에 마저 매각했다. 이 거래에선 주당 가격이 421만원, 전체 밸류는 4737억원으로 직전보다 소폭 상승했다. 인수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텀블러 아시아는 아니다. 투썸플레이스는 감사보고서에 지난해 12월 기준 텀블러 아시아 지분율을 전년 말과 동일한 73.89%로 기재했다.
◇교촌F&B가 명확한 피어그룹…M&A 밸류부터 과대
문제는 3년간 거의 일관되게 책정한 밸류가 시장 눈높이를 크게 상회한다는 것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편이다. 가장 최근인 2020년 7월 책정된 최종 밸류(4737억원)와 전년 순이익(242억원) 기준 PER은 19.6배다.
프랜차이즈 IPO 1호 기업인 교촌F&B와 비교하면 훨씬 비싼 가격이다. 교촌F&B는 순이익 규모가 비슷해 투썸플레이스와 직접적 비교가 가능하다. 지난해 연간순이익은 249억원, 같은해 10월 수요예측(공모)에서 활용한 적용순이익은 241억원이다.
그런데 교촌F&B는 평가 시가총액 산출을 위해 적용한 PER이 16.1배였다. 평가시가총액도 3880억원에 그쳤다. 할인율을 적용한 공모가 기준 PER은 12.9배, 시가총액은 3098억원으로 더 낮았다. 다만 교촌F&B는 상장 후 실적개선에 힘입어 이달 6일 종가기준 PER은 20.1배, 시가총액은 5008억원으로 상승했다.
IB업계에선 교촌F&B가 투썸플레이스보다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보고 있다. 교촌F&B는 치킨업종 1위 사업자인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수요 증가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커피업종에서 1위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20년 매출 1조9284억원) 대비 규모가 크게 떨어지는 2위(3654억원) 사업자다.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이 주력이라 코로나19 특수를 보지 못한다.
그런데 가격은 투썸플레이스(4500억원)가 상장 전임에도 교촌F&B 상장 가격(3098억원)보다 1500억원 가량 높다. 더불어 앵커에쿼티 차익실현을 위해선 IPO밸류가 4500억원보다 1000억~2000억원 높아야 한다. 발행사와 투자자간 밸류 눈높이와 괴리가 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IB업계 관계자는 “3년간 비슷했던 지분거래 밸류를 볼 때 CJ푸드빌이 비싼 가격을 고집했고 앵커에쿼티가 이를 받아 들인 정황”이라며 “앵커에쿼티는 과거에도 매물을 비싸게 주고 더 비싸게 파는 곳이란 이미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익 규모가 비슷한 교촌F&B가 훨씬 저렴한 가격에 상장해 시장 눈높이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라며 “앵커에쿼티는 4500억원보다 높은 밸류를 희망할 수 밖에 없는데 시장이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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