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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배당 제약사 분석]삼성제약, 24년 무배당…적자 탈피 급선무⑧'젬백스'로 주인 바뀐 이후 8년 연속 영업손실, 매출은 성장세

강인효 기자공개 2021-05-25 08:05:56

[편집자주]

배당은 가장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오너 일가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당의 수혜를 똑같이 받는 개인 주주 입장에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지난 몇 년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어 경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벨은 이들 ‘제로(0) 배당’ 제약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4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29년 설립된 삼성제약은 9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1세대 제약회사 중 한 곳이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모기 퇴치제(살충제)인 ‘에프킬라’를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에프킬라를 생산하는 살충제 사업본부와 관련 공장 영업권을 한국존슨(현 SC존슨앤드선)에 양도하며 에프킬라 브랜드는 넘어갔다.

설립 당시 삼성제약소였던 삼성제약은 1954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1975년에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2014년 당시 최대주주이자 대표였던 김원규 회장이 경영권을 넘기면서 ‘젬백스앤카엘’이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젬백스앤카엘은 1분기 말 기준 삼성제약 지분 10.51%를 보유 중이다. 젬백스지오를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15.05%다.

삼성제약은 배당에 매우 인색한 편이었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년 연속 배당을 실시한 게 전부였다. 1997년 대규모 당기순손실(-186억원)을 기록한 탓에 배당가능이익이 사라지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이후 실적 부침 속에 2020년까지 24년간 무배당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제약은 1996년 660억원, 1997년 588억원을 기록한 이래 연 매출이 단 한 번도 5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젬백스앤카엘로 변경된 2014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하며 300억원대에 턱걸이했다. 특히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2015년과 2019년을 제외하면 모두 당기순손실에 그쳤다. 누적된 적자 속에 2010년부터 2020년까지 201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익 결손 상태였다. 회계상 배당 가능한 재원이 없었다. 2019년 이익잉여금은 31억원에 달했지만, 배당을 실시하진 않았다. 당시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0억원이었다.

삼성제약이 배당을 재개하기 위해선 외형 성장에 따른 흑자 전환이 선행돼야만 한다. 2014년 새로운 주인을 맞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2017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금융원가가 2019년보다 4배가량 증가한 탓에 순손익은 2019년 69억원에서 작년 -399억원으로 급감했다.

그 결과 플러스였던 이익잉여금(2019년 31억원→2020년 -368억원)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작년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보다 8% 증가했지만, 지급수수료 상승 및 광고선전비·경상연구개발비가 늘면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며 “여기에 보유 주식의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제약은 지난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217억원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재무안정성은 악화됐다. 유동비율은 2019년 276%에서 130%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8%에서 47% 높아졌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월 향남공장을 에이치엘비제약에 매각하기도 했다. 거래액은 420억원이었다.

그 결과 재무안정성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686%, 10%로 바뀌었다. 향남공장 매각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 역시 작년 1분기 -54억원에서 올해 1분기 423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고정비 절감을 통한 향후 영업이익 증가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최대주주인 젬백스와 긴밀한 협업을 통한 R&D 및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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