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지넷, Road to IPO]'GA? 플랫폼?' 정체성 혼란 우려…극복 전략은②보험대리점과 사업 구조 큰 차이 없어…"핀테크 역량 강조해 시장 설득"
이기정 기자공개 2024-11-22 08:15:13
[편집자주]
인슈어테크 기업 아이지넷이 기업공개(IPO)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신설한 사업모델 특례상장 트랙의 1호 상장사 타이틀 획득을 꾀하고 있다. 다만 대내외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정권 교체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또 앞서 상장에 도전했던 핀테크 기업들도 저마다의 이유로 상장을 철회한 상황이다. 아이지넷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험대리점(GA)과 협업 △글로벌 진출 △자회사 외형 확대 등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더벨이 IPO 완주를 위한 아이지넷의 핵심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슈어테크(보험+테크) 기업 아이지넷은 보험 추천 플랫폼 '보닥'을 운영한다. 주된 수입원은 일반적인 보험대리점(GA)과 같은 보험 중개 수수료다. 다만 직접 보험 중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를 두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아이지넷은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회사의 정체성이 플랫폼 기업과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모델 특례방식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만큼 GA와 차별화된 부분을 어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 회사는 이를 위해 플랫폼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사업 구조가 플랫폼 및 GA 모두와 맞닿아 있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의 주장과 달리 아직까지 사업 구조가 플랫폼보다는 GA와 가까운게 사실이다. 아이지넷은 향후 성장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서 정체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대부분 자회사 '더파트너스' 의존…설계사 활용법은 차이
아이지넷의 사업 분야는 크게 B2B와 B2C로 구분된다. 먼저 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마이리얼플랜'과 '클락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은 아이지넷의 서비스를 활용해 보험 상품 조회 및 보험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B2C 서비스로는 보닥을 운영하고 있다. 보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014년 설립 후 10년간 수집한 보험 상품 및 약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아이지넷만의 핵심 경쟁력이다.
특이점은 B2C 매출 대부분이 100% 자회사인 더파트너스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더파트너스는 보험대리점(GA)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회사는 연결기준 1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더파트너스의 매출이 약 98억원으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지넷은 더파트너스에 고객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 더파트너스의 경우 고객을 보험에 가입시켜 보험사부터 수수료를 수령한다. 아이지넷 별도로 보면 주 고객이 자회사라는 점만 제외하고 일반적인 플랫폼 기업과 같은 구조다. 다만 자회사까지 고려하면 GA와 유사한 부분이 더 많은 형태다.
다만 GA와 차이점도 있다. 일반적인 GA의 경쟁력이 보유한 설계사의 역량에서 나온다면 더파트너스는 보닥을 통해 맞춤형 보험을 선별하기 때문에 설계사의 역량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회사는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마진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아이지넷 관계자는 "보닥을 통해 고객을 위한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더라도 고객이 상품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구매 전환이 쉽지 않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더파트너스 설계사에게 고객을 연동해 보험 가입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사가 많아질수록 회사의 매출이 커지는 구조는 GA와 동일하다"며 "다만 일반적인 설계사가 영업이 주된 업무라면 아이지넷의 설계사는 많은 고객을 대응하는 능력이 우선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피어그룹 모두 플랫폼 기업 낙점…매출 비중은 GA와 더 흡사
아이지넷은 비교기업으로 플랫폼 기업 핑거와 쿠콘을 선택했다. 특이점은 이 과정에서 에이플러스에셋, 인카금융서비스 등 GA를 모두 배제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회사가 지향하는 사업모델을 기준으로 피어그룹을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회사의 증권신고서를 보면 1차 비교기업 모집단 선정에서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정보 제공업,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분류 기준으로 정했다. 또 사업 유사성 측면에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쿠콘은 데이터를 수집해 솔루션을 만들어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서비스 수수료가 핵심 수입원이다. 핑거 역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 금융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핑거의 플랫폼 사업 비중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기준 80%에 육박한다.
반면 아이지넷의 매출은 대부분 보험수입수수료를 통해서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플랫폼과 솔루션 매출은 14%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에이플러스에셋과 인카금융서비스의 보험수입판매료 매출 비중은 각각 87%, 100%로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지넷이 플랫폼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 구조는 GA와 유사한 셈이다. 추가로 향후 실적 역시 보험사의 정책이나 보험업계 업황에 따라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아이지넷은 보험사가 아닌 GA를 대상으로도 영업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보닥을 통해 확보한 고객을 업무협약을 통해 자회사가 아닌 다른 GA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GA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벤처캐피탈(VC)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지넷은 시각에 따라 GA와, 플랫폼 기업이 모두 될 수 있어 보인다"며 "보닥을 통해 다른 GA가 할 수 없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플랫폼 기업이라고 어필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신규로 확보하려는 고객 역시 GA이기 때문에 큰 틀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일반 기업과 금융그룹을 고객으로 둔 쿠콘, 핑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영위하는 사업 영역이 작아보이는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VC 관계자는 "쿠콘과 핑거는 플랫폼 기업이지만 이미 충분한 매출 창출 가능성을 입증한 기업"이라며 "반면 아이지넷은 최근 매출이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규모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측면에서 비교기업과 공통점이 적어 혼선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라며 "결국은 GA를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사업 모델을 시장에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가 키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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