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C, 한국스타벅스에 8000억 투자 가닥 구주 30% 확보…신세계도 추가 매입
박시은 기자/ 김선영 기자공개 2021-05-25 08:04:2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4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8000억원을 투자한다. 기존 주주인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도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끌어올릴 예정이다.2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GIC는 현재 스타벅스 미국법인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하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50%) 인수를 추진중이다. 총 8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본사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30% 가량을 가져올 예정이다.
기존 50% 지분을 갖고 있는 이마트 역시 추가 투자를 통해 미국 본사 지분 20%를 확보한다. 이에따라 스타벅스코리아의 주주구성은 지분 70% 보유한 이마트와 30%를 가져가는 GIC로 재편될 전망이다.
거래에 앞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기업가치(EV)는 약 2조원대 후반 수준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진다. 2019년 신세계그룹이 지분 매각을 고려했을 당시 1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뛴 셈이다.
투자업계에선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최근 5년간 연평균 20%대의 성장세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3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는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로 이마트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50%씩 투자해 1997년 설립했다. 현재까지도 두 회사가 지분 50%씩을 보유중이다.
1999년 이화여대 앞 1호점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인기와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매장 수는 1500여개에 달한다. 2016년 연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후 매년 20% 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9284억으로 연매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인터내셔널과의 계약 만료시기가 다가오자 보유지분을 정리하는 방안도 한때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실적이 성장세를 이어가자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면 이마트나 쓱닷컴과 연계한 독자적 사업도 추진할 수 있고, 매년 스타벅스 인터내셔널과 절반씩 나누던 배당금도 모두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그간 총 8차례에 걸쳐 모회사인 이마트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에 배당금을 지급했다. △2005년 60억원 △2007년 20억원 △2009년 20억원 △2010년 30억원 △2018년 400억원 △2019년 600억원 △2020년 600억원 등이다. 지난해 이마트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에 각각 300억원을 배당했다. 이마트가 지분 70%를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향후 배당수익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마트가 GIC와 함께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더라도 본사에 로열티는 계속 지급해야 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연매출의 5%를 상표 및 기술 사용 로열티로 본사에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가 올린 매출을 고려하면 약 1000억원 가량을 로열티로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출은 전세계 스타벅스 매출액의 1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상당하다. 스타벅스 본사가 알짜회사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을 정리하는 정확한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이마트는 아시아 시장에서 스타벅스 현지법인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유일한 곳이 된다. 스타벅스 본사는 그간 아시아 시장에서 파트너사와 합작 설립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후 독자 경영으로 바꾸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일본 소매업체 사자비리그와 손잡고 설립한 스타벅스재팬의 경우 2014년 지분 전량을 사들였으며, 2017년엔 중국 합작 파트너사 유니프레지던트엔터프라이즈(UPEC)와 프레지던트체인스토어(PCSC)로부터 스타벅스차이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GIC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견조한 성장세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사이렌 오더(모바일 앱 주문)와 드라이브 스루(차 안에서 주문·수령) 서비스 등으로 대응하며 매출 성장을 시현한 점이 투자결정에 기여했다는 전언이다. GIC는 기업공개(IPO) 등 FI로서 투자에 앞서 요구할 만한 엑시트 조건을 내세우지 않는 등 협상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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