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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한국물 시장 진출]한국증권, 아시아 진출 채비…NH·삼성은 주춤⑤현지 인력 파견 속도, 동남아 타깃…해외 확장 시기상조 판단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1-05-28 13:15:14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한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DCM 글로벌화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달러채 주관 영역에서 글로벌 IB와 어깨를 맞대는 하우스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의 진출이 더딘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글로벌 DCM 진출 현황 및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0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초대형 증권사가 모두 미국·유럽 등 글로벌 부채자본시장(DCM)의 중심지에 뛰어들어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각 하우스별 전략과 기조 등에 따라 한국물(Korean Paper) 진출 여부와 글로벌화 단계 등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의 도약을 꿈꾸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DCM 진출 역시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 경쟁력 입증 등이 쉽지 않은 글로벌 시장보다는 아시아에 초점을 맞춰 단계적으로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과 홍콩, 인도네시아 등에 국내 IB 인력을 파견한 후 현지 법인과 DCM 확대를 함께 이뤄가겠다는 각오다.

과거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DCM 영토 확장에 주춤한 모습이다. 당시 한국물 진입장벽을 실감했던 데다 수익성과 효율성 측면의 성과가 미미하단 걸 확인하자 보다 소극적인 자세로 변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공략 나선 한국증권, DCM도 아시아 집중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국물 진출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곳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DCM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열위할 수밖에 없는 글로벌 채권시장보다는 국내사로서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지 법인 내 DCM 관련 조직 셋팅으로 본격적인 진출 채비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과 홍콩 법인에 국내 IB 인력을 파견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 법인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가로막힌 탓에 인도네시아 인력 파견에 시일이 걸리고 있지만 꾸준히 딜 등을 추진하며 접점을 쌓아나가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제지업체 'PT OKI Pulp & Paper Mills(이하 OKI)'의 5500만달러 규모 김치본드 발행에서 신한금융투자와 나란히 공동 대표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연내 발행을 목표로 유사한 구조의 인도네시아 기업 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은 회사 정책에 발맞춰 아시아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해외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기치 아래 각 사업 분야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DCM 역시 이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아시아 현지법인을 활용할 수 있는 동남아 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비전(출처 :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NH·삼성, 힘빠진 한국물 진입…방향성은 제각각

반면 과거 토종 IB 육성책을 바탕으로 한국물 주관 이력을 쌓았던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10여년전 정부와 공기업 등의 장려책에 힘입어 일부 한국물 딜에서 주관사단 참여 기회를 얻었던 대표적인 국내 하우스다.

두 증권사의 경우 과거 계열사 외화채 발행 등으로 시장 진입에 속도를 냈다.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우리은행, 삼성전자 등의 외화채 발행물로 트랙 레코드를 쌓은 후 이를 기반으로 정부채 딜에 진입하는 형태였다.

NH투자증권이 2014년 합병 이후 한국물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배경이다. 다만 최근 초대형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한국물과 아시아물 등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소극적 행보는 더욱 대조적이다. NH투자증권은 DCM 보다는 인수금융 등의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IB 전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으로 중국 및 아시아물에 대한 리스크를 확인한 후 동남아시아 채권 유입 등의 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출을 위한 투자 대비 수익성 및 효율성 등이 떨어진다는 판단 역시 주효했다.

한국물에 대한 관심 역시 미미하다. 국내사 발행물이 아직 수지타산을 따질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이지 않다고 간주한 데다 해외 네트워크 역량 등을 고려할 때 진출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여긴 것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한국물 시장에서 성과를 올렸던 삼성증권의 경우 트랙 레코드 한계 등에 부딪힌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2017년까지 정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주관사로 참여할 정도로 비교적 오랜 기간 한국물 진입 시도를 이어왔다. 하지만 2012년을 끝으로 삼성전자 발행물이 전무해지자 외평채 이외엔 트랙레코드를 쌓지 못하고 있다.

높은 진입장벽을 확인한 후 삼성증권은 한국물 보단 국내 채권시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한국물 관련 업무가 홍콩 등 해외 법인과의 협업이 아닌, 국내 조직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시장 진입을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트랙 레코드 부족의 악순환을 해소할 길은 더욱 요원해지는 모습이다.

출처 : 더벨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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