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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의 재도약 도전기]LG상사, 2% 아쉬운 ESG 성적 'A'⑥탈석탄화 이슈, ESG 등급에 영향 미칠까...석탄사업 성공 일등공신 윤춘성 대표 '딜레마'

박상희 기자공개 2021-06-01 10:01:21

[편집자주]

수출로 먹고 살던 시절 '무역 첨병'으로 불린 종합상사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자원개발, 식량산업, 발전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지만 몇년째 실적과 수익성은 정체기에 빠져 있다. 와중에 상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집단이 2곳이나 출범했다. LG상사를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LX그룹과 현대종합상사를 핵심 계열사로 분리독립한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이 주인공이다. 종합상사의 변신과 비전, 그리고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석탄 에너지는 낮은 가격 경쟁력과 환경 관련 규제 이슈로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게 될 것이다. 석탄산업 관련 자산들은 자금 조달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차츰 석탄산업 비중을 줄여가면서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해나갈 필요가 있다."

LG상사(7월 LX글로벌로 사명 변경 예정)가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이해관계자 인터뷰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탈석탄화의 필요성을 LG상사에서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LG상사를 이끌고 있는 윤춘성 대표이사(부사장·사진)는 석탄사업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석탄 개발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표이사에 선임된 윤 대표로서는 쉽사리 석탄사업을 접을 수도 없다다. LG상사의 딜레마다.

◇KCGS 주관 ESG 개선부문 우수상 수상...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14년부터 발간

LG상사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주관으로 열린 '2020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우수기업상(개선부문)을 수상했다. LG상사는 ESG 평가에서 환경부문 'A', 사회적책임부문 ' A+', 기업지배구조부문 'A' 등급을 각각 받았다. 2019년 통합등급 'B+'보다 상향된 통합등급 'A'를 부여 받았다.

LG상사는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에 투자하거나 환경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환경성과 도출 및 환경경영 체계를 고도화한 활동이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경쟁사를 비롯해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준법경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소통 활성화에 힘써 온 것도 높게 평가받았다.


LG상사는 2014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기업 전반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부문에서 지속가능경영 추진 성과와 목표를 공개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발간 자체만으로도 환경(E)부문과 사회(S)부문 평가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중대성 분석을 통해 최근 기업현황과 동종업계의 중요이슈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핵심성과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고했다는 게 LG상사의 설명이다.

특히 이해관계자 인터뷰가 눈에 띈다. 인터뷰 대상은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이다. 인터뷰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 석탄 발전과 화석 연료에투자하지 않겠다는 파슬프리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에 1192개의 금융기관이 동참했다.

이 사무국장은 "최근 10년간 석탄 원가가 절반으로 떨어 지금 당장 저렴한 연료이니 앞으로도 잘 팔릴 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면서 "조속히 향후 사업 전략을 재생에너지 분야로 수립하고, 친환경 사업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춘성 대표, 이해관계자 탈석탄화 제언에도 석탄 트레이딩 강화 목표

이해관계자의 제언은 '탈석탄화'로 수렴된다. LG상사는 ESG 관련 이해관계자의 제언을 얼마나 수용했을까.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올해 신년사에서도 탈석탄화 관련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신사업 개발을 위한 조직 역량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원론적인 수준 발표에 그쳤다.

외려 생활자원·솔루션 사업은 트레이딩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레이딩 사업의 핵심은 석탄이다. 신년사에 '석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석탄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LG상사를 이끌고 있는 윤춘성 대표의 정체성과도 맞물린다. 윤 대표는 LG상사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석탄팀장과 석탄사업부 부장, 인도네시아지역 총괄을 지냈다.국내로 돌아와 자원부문장 전무를 맡다 석탄 개발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자원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전문가로 통하는데다 그의 전문 분야는 석탄이다. 인도네시아 MMP, 중국 완투고광산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탈석탄 선언은 윤 대표가 그간 이뤄놓은 성과를 부정하는 모양새가 된다. 삼성물산 사례처럼 공개적으로 '탈석탄 선언'을 할 수 없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LG상사가 석탄사업을 고수할 경우 공들여 쌓은 'ESG 경영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석탄 채굴 및 석탄발전과 관련된 기업을 대상으로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전략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LG상사 지분 10% 가량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은 ESG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CGS 관계자는 "LG상사가 석탄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그로 인한 ESG 리스크는 현 평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면서 "LG상사의 탈석탄화 이슈가 ESG 등급에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이해관계자 인터뷰에서 이 사무국장은 "글로벌 투자업계의 움직임을 보면 앞으로 석탄산업 관련 자산들은 자금 조달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녹색채권이나 그린론 등을 통해 자금을 발행할 때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윤춘성 사장이 LG상사의 석탄사업을 키운 일등공신인데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이사까지 올랐기 때문에 탈석탄을 선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연금 기금위의 ESG 관련 투자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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