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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JT친애저축은행, 주식시장 호황에도 투자 성적 '낙제'⑤경쟁사와 전혀 다른 양상, 질적 측면의 투자 미흡 지적

류정현 기자공개 2021-06-10 07:45:03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유가증권 자산 취급량을 크게 늘렸다. 코로나19 이후 증권시장이 호황을 맞자 투자수익 확보에 적극 나섰다. 덕분에 유가증권 관련 순이익은 증가했는데 유가증권 처분 이익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파르게 상승한 처분이익과 달리 보유자산 가치의 변동을 의미하는 평가손익은 크게 줄었다. 경쟁사 대부분이 증권시장 상승세에 발맞춰 해당 지표를 개선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이를 두고 유가증권의 질적 투자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시장 호황에 투자수익 확보, 처분량 늘어 순이익 '쑥'

지난해 JT친애저축은행은 유독 유가증권 자산을 크게 늘렸다. 현금 및 예치금 자산, 대출채권과 같은 수익성 자산 중에서는 유일한 성장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JT친애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자산은 1227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787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56% 증가했다.

기본적으로 지난해 대출채권을 크게 늘리지 못했던 영향이 컸다.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덩치를 불려온 이후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주춤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대출채권 상승세가 완만해지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대안이 필요했고 유가증권을 선택한 것이다.

출처=JT친애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지난해는 확실히 투자 적기였다. 우선 코로나19 여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정부가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했다. 이와 맞물려 ‘빚투’ 열풍이나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국내 증권시장에 투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증권시장 호황에 따라 다른 저축은행들도 높은 투자수익을 올렸다.

JT친애저축은행은 특히 매도가능증권을 대거 확보했다. 매도가능증권이란 단기간 매매차익을 노리는 단기매매증권, 만기가 확정된 채무증권을 제외한 모든 유가증권 자산을 일컫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JT친애저축은행이 보유한 매도가능증권은 총 995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529억원 정도를 갖고 있었을 때보다 약 88% 증가했다.

일단 유가증권 관련 손익은 증가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과 손실의 차액은 약 4000만원이었다. 해당 차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약 14억원까지 증가했다.

매도가능증권을 적극적으로 처분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2019년 한 해 동안 JT친애저축은행은 매도가능증권을 처분하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처분이익으로 11억8488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단기매매증권도 약 1억2111만원 정도 처분이익을 거둬들였다.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 급감, 자산운용 전략 차질 우려

이처럼 지난해 매도가능증권의 처분이익은 크게 상승했지만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은 1년 동안 크게 감소했다. 2020년 기초 평가손익 대비 기말 평가손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평가손익이란 기업의 소유자산을 평가계상함으로써 장부가액과 평가액 사이의 차액을 의미한다. 미실현보유손익이기 때문에 손익계산서가 아니라 재무상태표에 기타포괄손익누계액으로 처리한다. 당장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나 지난 한 해 동안 투자자산의 가치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초 JT친애저축은행의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은 약 13억원이었다. 1년이 흐른 2020년 말 기준으로는 6억1460만원으로 약 53% 감소했다.

출처=JT친애저축은행 감사보고서

우선 수익증권 평가금액은 증가했다. 약 9억원 정도의 처분이 있었음에도 평가금액 상승분이 약 12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기초 평가금액(6억9269만원) 대비 기말 평가금액(8억6954만원)이 약 26% 증가했다.

문제는 지분증권 쪽에서 발생했다. 처분으로 인한 평가금액 감소도 컸지만 기간 내 평가로 인한 감소도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식의 경우 2020년 기초 주식 평가금액은 4억6723만원이었다. 이 중 지난해 감소한 평가금액은 2억6508만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주식 평가금액이 약 2억원 정도 증가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출자금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출자금이란 주식회사 이외의 기업에 출자한 자본을 의미하며 자본이 증권화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주식투자와 같은 성격을 가진다.

지난해 JT친애저축은행의 기초 출자금 평가금액은 2억3484만원이다. 이 가운데 기간 내에 평가로 인한 감소액은 약 1억5000만원이다. 마찬가지로 2019년 같은 기간 3억원 정도 평가금액이 증가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일단 매도가능증권을 처분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기초 대비 유가증권 총량 자체가 줄어 기말 평가금액이 자연스럽게 줄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계상 표현 방식의 차이로 인한 영향도 있다는 입장이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회계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보정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 평가액이 감소한다"며 "증권 가치가 떨어진 영향은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JT친애저축은행과 비슷한 규모의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대체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이 증가했다.

일례로 SBI저축행은 지난해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이 크게 올랐다. 2019년 말 기준 47억원에서 2020년 말 기준 306억원으로 약 6.5배 증가한 수치다. 모아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익은 82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8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10배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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