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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新포트폴리오 전략]하나금융의 보험업 '투트랙' 성장전략⑦생보 인오가닉·손보 오가닉…외국계 잠재매물 위주 검토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10 07:45:34

[편집자주]

금융지주들이 너도나도 'M&A'를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알짜 신사업 수익원 발굴에 용이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본연의 금융업을 떠나 다양한 사업군을 겨냥 중이다.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까지 눈여겨보는 추세다. 최근 들어 달라진 금융지주들의 포트폴리오 보강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9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보험 포트폴리오 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보험업계는 신국제회계기준 등 각종규제 환경 변화로 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수익성이 좋은 포트폴리오인 만큼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란 판단이다. 현재 자회사인 하나생명보험과 하나손해보험 활용법과 관련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다만 전략은 상이하다. 우선 생보 포트폴리오의 경우 인오가닉(Inorganic)전략으로 가닥을 잡고 메트라이프생명 등 외국계 잠재매물 위주로 스터디를 진행 중이다. 이와 달리 손보업은 자체 플랫폼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오가닉(organic)전략으로 방향성을 설정했다.

◇푸르덴셜·오렌지 '훨훨', 보험업 순익 점프 열쇠

하나금융그룹은 2005년 출범 후 꾸준한 외형확장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하나은행, 대한투자증권 등 자회사는 4개에 불과했지만 비은행 확장에 주력한 덕분에 현재 총 14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해당 기간 자산규모는 500% 넘게 성장했다. 당기순이익과 시가총액 역시 1000%, 30% 넘게 늘어났다.

이러한 외형확장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2012년 인수한 KEB외환은행을 조기 통합하면서 하나은행을 빅3 은행 반열에 올려뒀다. 또 증권, 캐피탈 두 계열사를 집중관리했다. 출자규모를 늘려 업계 위상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작년에는 더케이손해보험 등을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공백을 메웠다.

해결 못한 비은행 영역 한 곳은 바로 보험이다. 작년 말 기준 하나손해보험(31개사 중 13위)과 하나생명보험(24개사 중 18위)의 시장 지위는 저조한 편이다.


그간 보험업 투자를 활발하게 못했던건 내부적으로 우려의 시각이 상존해왔기 때문이다. 보험업은 상대적으로 이익 변동폭이 큰 편이라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가 큰 포트폴리오로 여겨진다. 즉 업사이드와 다운사이드가 극명하게 갈리는 산업인 만큼 외형확장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는 분위기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자산이 3조원이 넘어서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한 잣대는 이익의 규모가 아닌 이익의 흐름이 된다"며 "누가 이익을 더 많이 냈느냐 보다는 누가 꾸준히 안정적인 순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경쟁포인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최근 들어 보험사 인수 의지를 보다 크게 보이고 있다. 그룹 순익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열쇠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과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생명 등 타 금융그룹의 보험계열사 실적이 역대급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업계 3위인 하나금융과 격차가 벌어지자 필요성을 더욱 체감했다는 전언이다.

앞선 관계자는 "김 회장은 올초 자회사 투자 무게추를 기존 증권과 캐피탈에서 보험과 카드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그 중에서도 업계 위상이 낮은 보험업을 우선순위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투트랙 성장전략…손보 '오가닉', 생보 '인오가닉'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은 하나생보와 하나손보의 경쟁력 강화 방향성을 각기 달리 잡았다. 생보는 M&A를 통한 외형확장을 추구하는 '인오가닉' 전략을 취하기로 한 반면 손보는 '오가닉' 전략을 통해 자체 역량 강화를 계획 중이다.

이처럼 성장전략 방향성을 '투트랙'으로 잡은 건 손보업의 경우 '단기소액 보험' 상품개발이 가능해 온라인 플랫폼을 판매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반면 생보업은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보험 판매 노하우나 영업점 인력, 설계사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방향을 달리 잡았다.

하나금융은 당초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할 때부터 디지털 손보사를 염두에 뒀다. 그룹의 디지털 전환(DT) 프로젝트와 결합해 마이데이터·공공데이터 등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그룹 자체적으로 데이터분석·기획분야 인력 개발부터 디지털인프라 역량을 확대하는데 집중키로 했다.

포트폴리오도 기존 자동차보험 위주에서 디지털 기반의 생활밀착형 소액 단기 보험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들어선 '맹견배상책임보험'이나 '원데이 귀가안심보험', '원데이 레져보험' 등 50종의 생활밀착형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생보사의 경우 M&A를 통한 덩치 키우기를 계획 중이다. 대형 생보사 보다는 중소형 매물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의무가입 등 규제 강화로 인한 제판분리(판매조직 분리)이슈나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생보업계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 LIG생명이나 푸르덴셜생명 등이 매물로 나왔을 때 보다 더 다양한 위험요소들이 잔재해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가격적인 이점이나 기업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유리한 매물이 나올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위주 스터디, 해외로 눈길 돌려

특히 외국계 생보사 위주로 주시하고 있다. 최근 외국계 생보사를 둘러싼 몇가지 매각 시그널이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오는 2023년 국제회계기준(IFRS)도입을 앞두고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기준을 강화하는 등 규제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 비즈니스를 철수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외국계 생보사들은 본국에 자본증자 의무를 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본을 충당해야 하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한번은 이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최근 외국계 보험사들의 실적이 악화된다는 점도 잠재매물 관측에 힘을 싣는다. LAT기준이 강화되면서 LAT잉여액도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 정도 메트라이프생명이나 라이나생명 등 일부 외국계 보험사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하나금융 또한 이에 대비해 잠재매물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그룹간 시너지 창출 가능 여부를 타진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바로 '해외' 다. 김 회장은 경영회의 때마다 굳이 국내에 얽메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해왔다고 한다. ROE 등 자본 규제가 국내에 비해서 완화됐다는 평가다. 보험 외에 나머지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보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최근엔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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