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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흥행포인트 '더블스타 참여' 다음달 채권단 지분 11.55% 처분 가능, '경영권' 없어 인수 매력도 낮다는 관측

유수진 기자공개 2021-06-14 10:25:08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최대주주인 더블스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채권단이 팔 수 있는 지분이 제한적이라 더블스타의 '동참' 여부가 딜의 흥행은 물론 성사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블스타 몫 일부가 함께 시장에 나오면 이번 딜에 관심을 갖는 잠재적 원매자들의 범위가 넓어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채권단이 내놓는 지분으로는 2대주주 밖에 되지 못해 인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다. 경영권은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한 더블스타가 행사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보유 중인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3년 전 더블스타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상 주식 처분을 금지했던 기간이 조만간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채권단의 보유 주식은 6636만8844주(23.11%)다. 우리은행(7.78%)과 산업은행(7.43%)을 필두로 KB국민은행(2.29%), 한국수출입은행(1.72%) 등 9곳이 23.11%를 나눠 들고 있다. 더블스타의 뒤를 잇는 2대주주다.


채권단은 사실상 지분 매각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타이어가 올 1분기 흑자전환 하는 등 실적 개선이 시작된 데다 조만간 광주공장 이전이 확정되면 부채 축소 등으로 경영정상화에 바짝 다가갈 수 있을 걸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듯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투자금 회수에 유리한 분위기도 조성됐다.

중국 타이어기업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건 2018년 7월이다. 당시 6463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5%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획득했다. 이때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해당 내용이 담긴 신주 인수계약 뿐 아니라 주주간 계약도 체결했다. 3년간의 고용 보장과 양측이 특정기간 동안 주식을 매각할 수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더블스타와 채권단 모두 3년 동안 지분을 그대로 들고 있어야 한다. 다음달 6일이 만으로 3년째 되는 날이다. 양측이 동시에 보호예수가 풀리지만 세부 조건이 다르다. 채권단은 4년째에 접어드는 날부터 최대 50%를 처분할 수 있다.

정확한 매각 가능 시점은 다음달 7일부터다. 이날 이후 채권단은 보유 지분 23.11% 가운데 최대 절반(11.55%)을 내다팔 수 있다. 산업은행의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7월6일까지 처분제한이 걸려있지만 오는 7월6일 이후부터 매년 50%씩 매각 가능하다고 부연돼 있다. 나머지 지분 매각은 내년 7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출처:산업은행 감사보고서>

더블스타는 기준이 좀 더 엄격하다. 외국계 자본의 '먹튀'를 사전에 막고자 주주간 계약에 넣은 조항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5년 동안, 또는 채권단이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 전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는 선에서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채권단이 지분 전량을 정리하면 더블스타 역시 최대주주 지위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만약 2대주주인 채권단이 지분을 일부 팔아 최대주주 지위 유지를 위한 하한선이 낮아진다면 더블스타가 처분할 수 있는 지분의 양도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채권단이 지분 절반(11.55%)을, 더블스타가 지분 15%를 팔고 한 인수후보가 이를 모두 사들이더라도 계약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채권단 지분이 11.55%로 줄고 해당 인수자가 26.55%를 쥐게 되지만 더블스타의 지분율이 30%로 최대주주 지위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실제 성사될 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더블스타(45%)가 경영권을 쥔 최대주주로 있는 상황에서 2대주주 지위를 획득하더라도 사실상 실익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현재 금호타이어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 형태로 참여하며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대주주를 견제하는 역할 정도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잠재적 원매자 입장에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딜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금호석유화학 같은 인수 후보들은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지분 인수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분을 팔고자 하는 채권단으로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는 더블스타가 지분 일부를 함께 내놓으면 이번 딜의 흥행 가능성이 높아질 거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서거나 경영권을 확보하진 못하더라도 추후 그렇게 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차원에서다. 더블스타가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는 건 서서히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는 시그널일 수도 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의지가 있는 진성 원매자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지금으로서는 더블스타의 의중이 파악되진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채권단이 지분 매각에 시동을 건 이상 더블스타와도 교감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더블스타가 실제 지분을 처분할 의향이 있는지와는 별개로 채권단이 다양한 당근책을 제공하며 설득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거래 상대방만 명확하면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주주간 계약 내용을 일부 수정할 수 있을 걸로 보기도 한다. 사실상 '먹튀' 예방이 계약의 목적인 만큼 건실한 기업이 새 주인으로 나선다면 굳이 지금의 내용을 그대로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시나리오에는 기본적으로 더블스타가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할 의사가 있다는 전제가 깔린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인수후보들에게 중국계 대주주가 있는 금호타이어의 2대주주를 하라며 지분을 팔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지분 매각을 위해선 더블스타 측과 논의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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