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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움직임…원매자 누구? 시장에선 금호석유화학 1순위 거론, SI·FI 연합 가세 전망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1-06-09 07:57:3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15: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보유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시장에선 잠재 인수 후보군이 집중 거론되고 있다. 2018년 경영권 인수합병(M&A) 당시 SK그룹과 코오롱그룹 등 인수 후보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이번 지분 매각도 흥행 요소가 이미 깔려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바로 금호석유화학이다. 금호타이어와 마찬가지로 금호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던 곳인데다 사업적으로 수직계열화도 이룰만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인 더블스타 지분까지 완전히 가져올 수 없다면 금호석화 역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하반기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채권단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총 9곳이다. 채권단 보유 주식은 총 6636만8844주로 지분율은 23.11%다.

채권단은 오는 7월 초부터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 2018년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지분 매각 이후 3년간 매각제한이 걸려 있어 그동안 지분을 매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는 7월 보호예수가 풀리게 됨에 따라 직접 시장에 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

지분 매각이 시작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 입장에선 잠재 인수 후보군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군이 많을 수록 흥행 가능성도 커지고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11년 동안 묶였던 채권을 회수하는 성격의 지분 매각인 만큼 최대한 좋은 조건에 매각을 성사시키는 것이 명분도 세우고 실리도 찾는 길이다.

그만큼 채권단 안팎에선 인수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단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금호석유화학그룹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타이어와 함께 옛 금호그룹의 계열사였다. 과거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타이어의 합성고무 등 원재료 공급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옛 금호그룹 내에서 일종의 수직계열화가 이뤄졌다.


이는 지금도 유효한 사업 구조로 볼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는 의미다.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의 주재료인 합성고무와 각종 화학제품 생산량 및 기술력에서 전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실제 미쉐린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등에 합성고무 등 원재료를 납품하고 있다.

더불어 금호석유화학은 M&A에 나설 실탄도 충분하다. 최근 몇 년 새 석유화학산업 호황기를 누리며 대규모 잉여금을 비축했다. 올 3월말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연결기준 잉여금은 3조885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754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채권단 입장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매력적인 매각 후보군이다. 향후 더블스타 주도의 경영 정상화가 실패할 경우 금호타이어가 다시 채권단 관리에 들어오지 않게 보호해줄 수 있는 그럴듯한 주체로 여겨진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하면서 채권회수라는 실리와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도 함께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이 글로벌 다양한 타이어 제조사를 상대로 원재료를 납품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호타이어 지분 인수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했을 때의 시너지보다 납품처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채권단의 지분 매각이 경영권을 동반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실제 금호석유화학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로 거론된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가 지분 45%를 보유해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채권단 지분 23.11%를 인수하면 2대 주주가 된다.

그런데 시장에선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지분을 다시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지속해 나오고 있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뒤 중국공장 구조조정과 한국공장 경영 정상화 등을 추진하고 인력 구조조정 성과를 내며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을 절감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현재도 중국 내에서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더블스타 자체가 중국에서 인지도 및 시장 점유를 넓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력인 타이어 사업에서 중국 내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려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타이어산업에만 집중한다며 타업종 계열사를 매각했지만 그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만약 채권단 지분을 선점해 둔다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담보로 한 지분을 다시 시장에 내놓을 경우 이를 보다 손쉽게 인수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는 셈이다. 어느 기업이든 미리 채권단 지분을 선점한 곳이 M&A에서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이외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재무적투자자(FI)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 상황및 주가 등을 고려해 향후 금호타이어의 성장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FI들이 채권단 지분을 넘겨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단순한 FI의 딜(Deal) 참여 보다는 전략적투자자(SI)와 연합한 형태의 인수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SI 입장에선 향후 주가 상승 등에 따른 캐피탈게인(capital gain)과 동시에 경영권 확보도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투자 사례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와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다. 과거 부실화된 한온시스템을 FI인 한앤컴퍼니와 SI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공동 인수했다. 과정에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 지분을 매각할 때 이를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2021년 6월 8일 현재 금호타이어 주가는 6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 등 채권단 블록딜의 경우 최대 20%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인수가는 더 내려갈 수 있다. 과거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갈 당시 금호타이어 주가는 평균 1만4000원 대를 형성했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매각이 본격화 되면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인수후보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채권단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이면서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세울 수 있는 안정적인 기업 및 펀드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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