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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상생(S) 리포트]아이픽셀 손잡은 신한라이프, '하우핏'으로 윈윈스타트업 기회 얻고 보험사는 신사업 진출…트레이너 지원까지 '1석3조'

이은솔 기자공개 2021-06-21 07:38:3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 헬스케어 서비스 '하우핏'에 힘을 싣는다. 성대규 대표이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헬스케어사업팀을 자회사로 독립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하우핏은 신한생명과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이픽셀이 공동개발한 헬스케어 서비스다. 신한생명은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을 활용해 시장을 선점하고 아이픽셀은 신한이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확보해 사업 기회를 얻었다. 여기에 헬스 트레이너에게도 수익을 나누면서 소상공인과의 상생이라는 '1석3조' 효과를 거뒀다. 결국 ESG 경영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행보다.

◇'기술력' 알아본 신한생명, 아이픽셀 두드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하우핏 서비스를 운영하는 헬스케어사업팀의 자회사 분사를 검토 중이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헬스케어 사업 특성상 기존의 금융사 구조보다는 신규 회사를 설립하는 편이 사업 확장에 유리하겠다고 판단했다. 아직 논의 초기 단계로 출범 시기는 내년 이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우핏은 신한생명과 아이픽셀이 지난해 연말 내놓은 인공지능(AI) 홈트레이닝 서비스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바른 자세로 코칭해준다. 이용자는 홈트레이닝의 단점인 자세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고, 라이브 기능을 통해 게임처럼 운동에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다.


하우핏의 핵심은 아이픽셀이 보유하고 있는 동작인식기술이다. 아이픽셀은 네오위즈 출신의 이상수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개발사다. AI를 활용한 사물인식 솔루션과 홈트레이닝 서비스,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서비스한다.

두 회사는 '신한퓨처스랩'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신한금융지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육성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아이픽셀이 퓨처스랩 지원 기업에 선발됐고, 비즈니스모델을 눈여겨 본 신한생명이 먼저 연락해 만남이 성사됐다.

◇스타트업 육성 지원, 보험사 마켓 선점 이점

신한생명과 아이픽셀은 퍼블리셔-개발사 관계로 수익을 함께 공유한다. 영화 산업에서 제작사와 배급사 같은 관계다. 하우핏 플랫폼에 대한 사업권과 상표권은 신한생명이 갖고 지적재산권은 아이픽셀이 갖는다.

스타트업과 전통적 금융사의 만남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홈트레이닝이라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만큼 유연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져가야 하는데 금융사라는 특성상 스타트업만큼 의사결정구조가 유연하지는 않았다.

이상수 아이픽셀 대표는 "처음에는 금융사의 틀을 깨고 대화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협력을 거치며 신한생명 측의 입장도 많이 열렸다"며 "금융지주 차원에서 봐도 생명이 이렇게 테크회사와 혁신적 협업 사례를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동고동락하며 신한생명은 디지털과 헬스케어라는 신사업에 보다 열린 자세를 갖게 됐다. 원천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을 통해 경쟁이 치열한 헬스케어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도 있었다. 마이데이터 등 앞으로 건강 정보와 보험이 결합한 산업이 커지는 추세인데, 신한생명은 다른 보험사들보다 앞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술은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했던 아이픽셀도 신한생명과 함께하며 시장에 직접 부딪힐 기회를 얻었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결국 플랫폼 사업인데, 플랫폼은 이용자들에게 영향력을 가지기까지 초기 마케팅 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신한이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얻으면서 이런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었다. 신한생명 헬스케어사업팀의 인력도 큰 도움이 됐다.

더 나아가서는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ESG 전략에도 부합한다. 신한생명이 하우핏을 개발하던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운동시설이 연이어 문을 닫으면서 영세 자영업자인 트레이너들이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때였다.

마침 아이픽셀의 비즈니스모델도 여기 들어맞았다. 유튜브처럼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들에게 수익을 나눠줘야 콘텐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헬스 트레이너에게 높은 수익을 주기 위해서는 이들이 한꺼번에 여러 명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운동의 정확도와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기술로 해결했다.

통합 후 새로운 서비스와 젊은 이미지를 내세워야 하는 신한라이프는 앞으로도 하우핏은 사업 확장의 창구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린 신한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성대규 대표는 "하우핏 서비스를 확대해 장기적으로는 보험 상품과 연계할 계획이 있다"고도 밝혔다.

아이픽셀 역시 신한생명과의 하우핏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스케일업'을 이뤄내고 있다. AI 트레이닝 서비스의 북미 시장 진출과 증강현실기술을 적용한 게임 콘텐츠, 동작인식기술과 케이팝을 결합한 모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부담 때문에 플랫폼 사업에 도전하는 게 쉽지 않다"며 "신한생명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직접 시장에 부딪힐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사업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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