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6월 21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 출범을 앞두고 본사 건물의 주도권은 신한생명이 잡은 모양새다. 신한생명 본사인 신한L타워에 전략과 재무 등 핵심 사업부문을 집중 배치했다. 오렌지라이프 본사인 오렌지센터는 일부 태스크포스(TF)팀 용도로 활용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최근 통합 후 부서 배치 계획을 확정했다. 신한생명의 본사인 중구 장교동 L타워와 오렌지라이프 본사인 중구 순화동 오렌지센터, 신한카드가 본사로 사용하고 있는 을지로 파인에비뉴 건물 세 곳을 활용하기로 했다.

핵심 부서는 신한 L타워에 집중됐다. 우선 성대규 대표이사가 L타워에서 업무를 보기로 했다. 보험사 본사의 주축인 전략기획과 재무, 자산운용 등의 부서도 이곳에 위치하기로 했다. 성 대표이사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디지털부서도 L타워에 입주한다.

영업 관련 부서는 을지로 2가 파인에비뉴를 임차해 사용하기로 했다. 양사의 전속설계사(FC) 사업본부와 고객전략그룹은 파인에비뉴에 배치될 예정이다. 성 대표이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전략그룹에 막대한 자원과 인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인력의 20% 이상을 배치하고 애자일과 스쿼드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파인에비뉴는 신한 L타워와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건물이다. 사실상 L타워에 부족한 공간을 보조하는 용도로 해석된다.

오렌지센터에는 ICT와 TF팀의 사무실 용도로 활용된다. 합병은 7월 1일 진행하지만 IT는 아직 통합이 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합병 후에도 통합TF가 진행되는데 이들 부서가 오렌지센터에서 업무를 보기로 했다. 일부 층은 공실로 남겨뒀다.

그동안 양사는 코로케이션(Co-location)을 진행하며 두 건물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직원들의 물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통합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업무를 하는 부서끼리 묶어 한 사옥에 배치했다. 양사의 전략기획과 재무 부서는 신한라이프에, FC 사업본부와 ICT 그룹은 오렌지센터에 함께 있는 식이었다.

결과적으로 신한 L타워가 사실상 통합 신한라이프생명의 본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양사는 두 개의 본사 건물을 모두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두 건물 모두 최근 매각되면서 임차계약을 갱신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 L타워는 신한알파리츠에, 오렌지센터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 인수됐다. 이 과정에서 양사 모두 임차 계약을 연장했다. 두 건물 중 한 곳만 사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했고 당장 제3의 건물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어느 한쪽 건물만 사용할 경우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