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신종자본증권 규모 축소...SK증권 '파트너십' 발행한도는 5000억으로 확대...신한금투, 주관단에서 첫 배제
오찬미 기자공개 2021-06-25 13:00:15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3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 모집액을 2000억원으로 축소해 발행에 나선다. 예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자본성 증권에 대한 대규모 조달 수요가 있지만 금리 변동성이 커진 탓에 모집액을 줄이고 수요예측 결과를 살피기로 했다.모집액은 줄였지만 대규모 발행은 계획대로 추진된다. 증액 한도를 5000억원까지 열어둬 콜옵션별 투자자 니즈를 파악해 발행 규모를 정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번 딜을 이끌 파트너로 SK증권을 단독 발탁하면서 끈끈한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연초 대비 약화된 투심, 증액 한도는 '넉넉'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신종자본증권 2000억원을 모집액으로 제시해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5년 후와 10년 후로 조기상환청구가 가능하도록 콜옵션을 설정했다. 5년 콜옵션은 1500억원 규모, 10년 콜옵션은 500억원 규모로 모집액을 열었다.
5년 콜옵션 금리는 2.8~3.3%, 10년 콜옵션 금리는 2.9~3.6%로 제시해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을 염두에 두고 수요 모집에 나선다. 금리는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던 KB금융지주 사례를 적극 참고했다. KB금융지주 역시 지난 5월 말 발행에서 5년 콜옵션과 10년 콜옵션 금리를 각각 2.8~3.3%, 2.9~3.6%로 제시해 각각 1660억원, 11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올 초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때에만 하더라도 KB금융지주는 1조1040억원의 기관 주문을 채우며 넉넉한 수요를 확보했다. 덕분에 총 6000억원의 자금을 발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5월에는 3분의 1 밑으로 수요가 줄며 빠듯하게 발행액을 맞췄다. 각각 1840억원, 11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해 소폭만 증액이 이뤄졌다.
연초에는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매력이 커 리테일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2.5~3%대 정도의 금리가 형성돼 있어서 우량 금융지주사의 채권을 고금리에 조달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하지만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수요가 절반 이상 줄어든 모습이다. 증액 한도를 4000억~5000억원으로 열어뒀음에도 4월부터는 2000억원대에서만 발행액이 확정됐다.
3월 말 발행에 나섰던 하나금융지주부터 증액 한도에 못미치는 수요가 접수됐다. 5000억원을 한도로 열어뒀지만 당시 420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2900억원까지 증액을 확정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증액 한도를 2000억원으로 설정해 2290억원의 수요를 모으며 한도까지 증액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KB금융지주는 지난달 발행에서 한도를 4200억원까지 열어뒀으나 수요가 기대만큼 모집되지 못해 2760억원만 조달해야 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올 첫 신종자본증권을 이달에서야 발행하게 되면서 증액 한도를 5000억원까지 늘렸다. 4대금융지주가 모두 대규모 발행을 한 뒤라 시기적으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투자 수요가 한풀 꺾이면서 높은 자본성 증권 조달 수요에도 불구하고 모집액은 2000억원으로 낮췄다. 미매각 리스크는 피하면서도 수요가 넉넉히 모집될 경우 발행액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증권 파트너십 '끈끈'
이번 발행을 앞두고 농협금융지주와 파트너십을 쌓아왔던 IB의 부재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조달 파트너로 SK증권을 단독 발탁했다. 인수단에는 현대차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한양증권을 올렸다.
2012년 수요예측 도입 이후 해마다 공모채 시장을 찾아 조달을 이어온 이슈어인만큼 증권사 IB와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투자와 SK증권은 수요예측 도입 이후 농협금융지주의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일곱 차례에 걸쳐 주관업무를 도운 조력자다.
다만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왔던 신한금융투자는 이번에 대표 주관에 이어 인수단에서도 배제됐다. 농협금융지주가 신한금융투자를 조달 파트너에서 제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대표주관사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딜에서도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했던 하우스다. 신한금융투자는 2013년 이래 농협금융지주의 딜에서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도왔다. 대표 주관 실적은 2위로 SK증권 다음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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